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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지역 쏠림 ‘심각’… 수도권大도 ‘坐不安席’
특정지역 쏠림 ‘심각’… 수도권大도 ‘坐不安席’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5.06.15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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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개혁 1단계 평가결과에 술렁이는 대학들

교육부 공문으로 통보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1단계 평가로 예비하위권 대학들의 신경이 곤두섰다.

서울지역에서 A대, B대, C대, D대, E대, F대가 2단계 평가 대상 대학에 포함됐다. 수도권(경기·인천)에서는 G대, H대, I대, J대, K대가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2단계 평가 대상으로 분류된 30여개 대학 가운데 30%는 충청권에 몰려 있었다. L대를 비롯해 M대, N대, O대 등이 2단계 평가대상으로 언급됐다. 이런 결과에 대해 박순준 한국사립대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지역별 안배가 없다면 지금 충청권에 집중돼 있는 것처럼 특정 지역의 대학이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서울·수도권, 충청권이 대거 ‘불명예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번 1단계 평가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수도권 대학들이 대거 포함된 데는 그동안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평가기준이 변경된 게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에는 취업률 15%, 재학생 충원률 22.5%, 전임교원 확보율 10%, 교육비 환원율 12.5% 등이 반영됐다. 그러나 이번 구조개혁 평가에는 취업률 8.3%, 재학생 충원율·전임교원 확보율 각각 13.3%, 교육비 환원율 8.3% 등이 반영됐다. 지난해보다 반영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윤지관 한국대학학회 회장(덕성여대)은 “작년까지 재정지원제한대학은 신입생 충원률과 취업률이 비중이 커 지방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이번 구조개혁 평가기준에서는 신입생 충원률과 취업률 등 수도권에 유리했던 요소의 비중이 줄고, 정성평가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와 달리 수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정성평가가 가른 희비 … 객관성에 의문도
그렇다면 충청권 쏠림현상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지리적 효과가 증발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즉,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신입생 유치에 이득을 봤던 신수도권 대학들의 거품이 빠졌다는 분석이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은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은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천안 등 충청권까지 선호해 왔다. 지역적인 이점 때문에 과대평가 받던 대학들의 교육여건이 제대로 알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2단계 평가 대상에는 국립대 4개교도 포함됐다. 특히 지역거점국립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재정지원제한대학에 국립대가 포함된 사례가 없었기에 충격파가 크다. 2단계 평가대상에 포함된 지역거점국립대의 교수회장은 “부총장이 평의원회에 참석해 대학구조개혁 최종 발표 때까지 2단계 평가에 최선을 다해 C등급으로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대학 책임이 크지만 정부가 관리감독에 소홀했다는 책임도 피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반면 교육부는 “정부가 설립주체는 맞지만 운영은 총장을 비롯한 내부조직이 맡는다”라고 말하면서 “필요하다면 별도 조치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정성지표가 대학의 등급을 가른 경계선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2단계 평가 대상에 분류된 충북의 L대는 대학구조개혁 1단계 평가에서 60점 만점에 50.845점을 받았다. 정량지표는 41점 만점에 39.447점을, 정성지표는 19점 만점에 11.398점을 받은 것이다.

특히 정량지표에서 전임교원 확보율 7.979점(8점), 교사 확보율 5.000점(5점), 학생 충원률7.942(8점) 등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정량지표로 따지면 163개 대학 중 84위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평가 3.086점(4점), 진로 및 심리상담 1.370점(3점), 취·창업지원 1.029점(2점) 등 정성평가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 회장은 “대학 구성원들이 정량지표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고도 2단계 평가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해 아쉬움과 상실감이 크다”고 말했다.

객관적 척도가 좀 더 투명한 정량지표가 41점인 반면 평가의 주관성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정성평가는 그것 때문에 19점으로 척도화 했지만, 이 정성평가를 두고 객관성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해당 대학들이 정성지표 관리를 어떻게 해왔는지, 그것이 지속가능한 교육 시스템이였는지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지관 한국대학학회 회장은 “실제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신중하게 파악해야 하는데, 짧은 평가 기간동안 현장평가 없이 인터뷰만으로 정성평가를 실시했다는 것에 평가의 공정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도 “정성평가에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므로 평가위원이 무엇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학비리 대학도 포함 … 재단 책임은 어디로?
한 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이번 구조개혁 평가에서 ‘법인지표’가 빠졌다는 것이다. 학교법인의 대학 발전 의지와 교육투자 등을 따져볼 수 있는 부분인데, 이게 이번 평가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학비리, 학내분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대학들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게 된다. 이번 2단계 평가대상 대학에는 상지대와 청주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상 청주대 교협 회장은 “청주대 재단은 3천억 원의 과다한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이를 교육에 투자하는 데는 인색했다. 대학을 수익구조가 아닌 공적인 교육으로 생각하고 운영했다면 청주대는 1단계 평가에서 상위그룹에 속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대학이 하위대학에 지정돼 국가장학금과 재정지원이 제한된다면 교육여건은 더 열악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부실, 족벌경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교육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지관 회장은 “평가를 통해 등급을 매기고 하위대학을 징벌하는 건 분규대학을 정상화하는 방안이 아니다. 교육이 정상화되고, 공적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또한 “정원감축이 목표인 구조개혁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 이후 평가에서는 대학이 학생교육을 제대로 하고, 대학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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