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1월부터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대학들이 지금까지 줄인 입학정원은 3만1천42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자원 감소에 따라 2017학년도까지 대입 정원 4만명을 줄이겠다는 교육부 목표를 1년여 만에 80% 가까이 달성한 것이다. 전문대는 교육부가 내세운 감축 목표의 94%를 줄인 반면 4년제 대학은 70%만 줄였다.

교육부는 지난해 1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9년간 대입 정원 16만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1주기에 해당하는 2017학년도까지는 4만명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14학년도 정원 비율에 맞춰 4년제 대학은 2만5천300명, 전문대는 1만4천700명을 줄이겠다는 게 교육부가 내건 목표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대학 특성화 사업을 선정하면서 2017학년도까지 입학정원의 10%를 줄이는 대학에는 5점을 가산점으로 주는 등의 정책으로 정원 감축을 유도했다.
이번 자료는 올해 4월말 기준으로 대학들이 2017학년도 입학정원을 실제로 얼마나 줄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체적으론 교육부 목표의 78.6%를 줄였다. 전문대학은 교육부가 내세운 감축 목표의 94.4%를 이미 달성했다. 이에 비해 4년제 대학은 교육부 목표치의 69.3%를 줄이는 데 그쳤다. 수도권 대학이 그만큼 덜 움직였던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4년제 대학이 감축한 정원 중 수도권 대학이 줄인 정원은 14.6%(2천56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85.4%(1만4천980명)는 비수도권 대학에서 줄인 정원이다. 서울지역 대학은 741명(4.2%) 감축에 그쳤다.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에 2016~2017학년도 모집계획을 제출했더라도 대학에 따라서는 구조개혁 추진 과정에서 입학정원을 더 감축할 가능성도 있다. 보건·의료계열 학과를 신설할 경우에도 약간의 정원 변동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줄었으면 줄었지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느냐가 앞으로 남은 관건인 셈이다.
교육부가 내세운 정원 감축 목표를 80% 가까이 달성한 만큼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윤지관 한국대학학회장(덕성여대)은 “이미 1주기 목표는 거의 달성했는데, 2주기 구조개혁까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면 그 결과는 뻔하다”라며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구조개혁 방향을 설정하고 의제로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대학학회는 오는 15일 국회에서 대학 구조개혁에 관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정치권에 제안할 예정이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