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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동물 집단의 생태계
사회성 동물 집단의 생태계
  •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명과학과
  • 승인 2015.03.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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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gitamus 우리는 생각한다]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명과학과

▲ 김환규 서평위원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은 집단생활을 영위한다. 동물은 집단 구성원간의 유대를 견고히 유지하기 위해 의사소통을 한다. 영장류는 서로의 털을 손질해주고 개과 동물들은 코를 비비거나 서로 핥는다. 곤충은 먹이가 있는 곳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의사소통을 한다. 의사소통은 영역의 방어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짝을 포함한 개체군 내의 다른 개체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집단생활은 먹이경쟁을 심화시키는 반면에 짝을 만나기 쉽고 被食의 위험성을 낮추는 등 그 비용을 보상받는 이점도 있다. 먼저 집단생활은 경계강화를 통해 피식의 위험성을 줄인다. 개미사회에서는 계급의 공고화를 통한 제도적 틀을 정비해놓고 있다. 집단생활은 기본적으로 다수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일반적으로 포식자는 한 번의 공격으로 한 마리의 먹이를 얻는다. 한 개체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때 공격에 의한 피식 가능성은 100%인 반면 100마리로 구성된 집단 내부에서 피식 가능성은 1/100로 감소한다. 따라서 큰 집단은 단독 생활 개체보다 더 많이 공격을 당하겠지만 단독 생활 개체보다 훨씬 낮은 비용을 치를 것이다.

동물 집단의 크기는 집단생활로 얻어지는 이익과 손실 사이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에 의해 결정된다. 집단 내에는 한 개체의 희생으로 집단에 이익을 주는 행동도 존재한다. 꿀벌은 잠재적 포식자를 차단하기 위해 침을 쏜다. 꿀벌의 침에는 갈고리가 달려 있어 일단 포식자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면 침을 뺄 수 없다. 꿀벌이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복부 일부를 떼어내는 것인데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이타적 행동으로 집단의 이익을 위해 한 개체가 자신에게 닥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자연계에는 이타적 행동보다 이기적 행동을 하는 개체들이 훨씬 많다. 그러나‘자연선택’은 집단이나 종을 위한 이로운 결과를 선호한다. 영국의 생태학자인 에드워즈(W.Edwards)는 자신의 욕구를 집단의 이익에 종속시킬 수 있는 이타적 개체를 가진 그룹(옳고 그름을 떠나)이 이기적인 개체로 구성된 집단보다 생존에 유리할 것이란‘그룹선택 이론’을 제시했다. 이타적 개체가 많은 집단은 적응도가 증가되는 반면 이기적인 개체가 많은 집단은 피식과 자원의 남용 등으로 죽어갈 것이다.

집단생활을 할 때 기회가 많으면서도 이해가 충돌되는 부분이 배우자 선택 문제다.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들은 서열을 형성한다. 이런 집단에서 상대적 優位의 동물들은 劣位개체보다 더 많은 번식기회를 갖는다. 이들은 물리적인 힘으로 우위를 확보하기 때문에 열위의 개체가 강한 개체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대부분의 동물 집단의 성비는 1:1이다. 그러나 이것이 한 마리의 암컷이 한 마리의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동물 집단 내에서 짝짓기 성공률을 높이려는 선택압 작용 결과‘성 선택’이 일반화됐다. 많은 종에서 암컷은 선호하는 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경쟁 우위에 있는 수컷과 짝짓기 한다.

물리적 우위만이 짝짓기의 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작은 코끼리바다표범은 경쟁 우위에 있는 수컷이 감시하는 해변보다 바다 속에서 암컷을 가로채 짝짓기를 시도한다. 또 다른 예로 열위의 개구리는 강한 수컷이 내는 소리를 향해 다가가는 암컷을 가로채기 위해 연못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이렇게 짝짓기 장소의 변두리를 돌아다니는‘위성 수컷’은 동물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생태계 덕분에 경쟁에서 우월한 수컷이 가장 많은 자손을 산출할지라도 경쟁에 뒤진 수컷 또한 번식 성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한편 미국 에모리대 여키스 국립영장류연구센터의 영(L.Young)과 해먹(E. Hammock)은‘정절’이 유전자의 지배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들 과학자들은 수컷 들쥐의‘정절’이‘반복적인 유전자 서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서열은 비기능적 DNA(정크 DNA)로 호르몬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에 존재한다. 긴 반복서열을 갖는 수컷 들쥐는 짧은 반복서열을 갖는 수컷보다 암컷과의 유대를 더 잘 유지하고 새끼를 헌신적으로 돌본다고 주장했다. 결국 모든 사회성 동물의 행동은‘유전자의 발현과 생활방식의 조합’에 의해 출현하는 것이다.

과학은 인간이 편견 없이 경험을 공유하도록 돕는다. 과학과 진화에 대한 이해는 합리적인 사고능력을 배양하고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몇 해 전부터 많은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의 위기를 호소하고 그 타개 노력을 적극 펼친 결과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사회 각 분야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과학에 대해서는 그 진정한 가치와 효용성을 인정하고 주장하는 학자나 관료 또는 정책입안자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학문적 생태계가 무너지면 항상성이 깨져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이 병들게 된다.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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