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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6호 새로나온 책
76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1.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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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욕조: 국가는 무엇을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가, 이흥환 지음, 삼인, 384쪽, 18,000원
2009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내셔널 아카이브(National Archives) 설립 75주년 전시회장. 네 명은 너끈히 들어갈 만한 커다란 욕조와 빛바랜 편지 한 장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형 욕조는 180센티미터에 달하는 키에 몸무게가 150킬로그램이나 돼 거구로 이름을 날린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의 것이다. 파나마 운하에 타고 갈 노스캐롤라이나 호 안에 설치했던 대통령의 욕조와, 그 욕조의 제작을 요청하는 주문서다. 무려 100년 동안 빛바랜 문서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잘 보관한 나라, 그 나라가 바로 가장 많은 정부 기록을 남기는 나라 미국이다. 저자가 미국의 국가 문서 창고인 내셔널 아카이브(National Archives)를 10년 넘게 들락거리면서 얻어듣고 뒤져 본 것들을 한데 모았다.

■라이프니츠와 아르노의 서신, 라이프니치·아르노 지음, 이상명 옮김, 아카넷, 380쪽, 24,000원
17세기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와 프랑스의 신학자 A. 아르노가 1686년부터 1687년까지 2년간 주고받았던 서신 논쟁을 번역한 책이다. 인류 최고의 다중학자였던 라이프니츠는 1686년『형이상학 논고』라는 저작을 통해 자신의 형이상학 체계를 구축하고, 당시 최고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노년의 아르노에게 자신의 견해를 인정받기 위해 서신을 보낸다. 라이프니츠는 자신의 철학자로서의 삶이 바로 이 아르노와의 서신 논쟁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형이상학 논고』와 아르노와의 서신에서 주장된 내용이 이후『모나드론』을 구성하는 데까지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을 보면 이 서신 교환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문명과 지하공간, 김재성 지음, 글항아리, 396쪽, 25,000원
지하공간은 인간 문명의 역사에 발맞추어 변화됐다. 아주 오래전 인간은 천연동굴이나 조악한 손도구로 만든 지하공간에 기거했지만 땅을 파는 지혜가 고도화된 오늘날 지하공간은 인간의 생활공간으로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는 지하의 온도나 습도는 물론 공기까지 정밀하게 통제함으로써 지상과 나란히 한 축을 형성하는 정주 공간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지하공간에 대한 이해나 조사는 물론 쓸 만한 연구 자료조차 부족한게 우리 현실이다. 지하공간을 지칭하는 통일된 용어조차 정립되지 않았으니 더욱 그렇다. 이 책은 수십 년의 현장경험에서 접근해낸, 문명의 터가 되는 지하공간에 대한 최초의 지적 오디세이로 손색이 없다.

■몸젠의 로마사 3: 이탈리아 통일에서 카르타고 복속까지, 테오도르 몸젠 지음, 김남우 외 옮김, 푸른역사, 352쪽, 18,500원
로마 건국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사망까지를 그린 역사서『몸젠의 로마사』는 기존의 로마사 연구서와 달리 역사적 근거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진행돼 좀 더 실증적이며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몸젠은 1902년 12월 이『로마사』로 독일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역사 연구서가 문학상을 받았다는 점은『로마사』가 가진 의미, 즉『로마사』가 역사 연구서를 넘어서는 인문학적 교양의 결실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이번 책은 지난 2013년 4월, 10년 내 완역본 출간을 목표로『몸젠의 로마사1: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를 출간한 후 선보이는 세 번째 결실이다.

■미국정치경제론, 프리드리히 리스트 지음, 백종국 옮김, 경상대출판부, 194쪽, 16,500원
흔히 근대 세계의 사고방식을 결정한 근대정치경제학의 3대 패러다임으로 아담 스미스의 자유주의, 칼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와 함께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민족주의를 꼽곤 한다. 그중 프리드리히 리스트의『미국정치경제론』은 민족주의 정치경제학의 기초를 보여 주는 대표적 저술이다. 리스트의 민족주의가 추구하는 핵심은 민족공동체의 자유와 독립, 풍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균형성장이다. 리스트의 최초 저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외부적으로는 자유주의를 강요하고 내부적으로 민족주의를 강제하는 미국정치경제의 이중성을 이해하는 뛰어난 자료다.

■ 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 메튜 D. 리버먼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512쪽, 23,000원
캘리포니아대(L.A) 교수로 있는 저자는 우리의 뇌가 사회적 세계에서 지금 우리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정교한 메커니즘들을 발전시켰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다른 종들과 달리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읽을’줄 알고 그래서 그들의 희망과 공포와 동기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며, 다른 사람들의 삶과 잘 어울리도록 상호 조정할 줄 아는 독특한 능력을 지녔다. 뇌에 내장된 이런 메커니즘 덕분에 우리는 더 큰 사회적 행복을 위해 이기적인 충동을 억제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인간이 어떻게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 신념과 의심의 정치학, 마이클 오크쇼트 지음, 박동천 옮김, 모티브북, 256쪽, 15,000원
저자는 흔히 20세기의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대처리즘은 물론이고 하이에크와도 거리를 뒀다. 이 책은 사후에 발견된 유고로, 계몽주의의 과장된 신념을 비판하며‘행동의 중용’을 역설한다. 근대의 개막 이후 정치적 역사의 진행을 신념정치와 의심정치라고 하는 두 축 사이의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이 책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독특한 내용으로,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정치에 관한 성찰과 함께 한국 사회에 중요한 성찰점을 제공한다.

■ 역학의 발달: 역사적·비판적 고찰, 에른스트 마흐 지음, 고인석 옮김, 한길사, 732쪽, 35,000원
철학과 과학을 아우르는‘통섭형 천재’라는 평가를 받는 마흐는 사상사적으로 19세기와 20세기를 연결한 중요한 교량이자 과학철학자의 표상이다. 23세의 나이로 교수자격시험을 통과한 그는 당시 다윈의『종의 기원』을 탐독하며 일명‘사유경제성’의 기초를 닦았다. 사유경제성이란, 과학은 학문을 통해 실현되는 경제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내용이다. 과학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검토한 사유경제성은 20세기적 실증주의의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역학의 발달』은 마흐가 프라하대에 재직할 때 쓴 책으로, 곋學의 발달사를 다루며, 과학의 본질에 관해 고민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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