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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3호 새로나온 책
763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5.01.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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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김재홍 옮김, 도서출판 길, 221쪽, 20,000원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정통한 연구자인 옮긴이가 작성한 책의‘해제’부터 읽는 것이 유익하다. 옮긴이는 해제에서“이 작품을 더는 아리스토텔레스 작품으로 간주 하지 않게 됐다”라고 친절하게 컨텍스적 맥락을 정리해냈다. 관상학의 성립 전제와 연구방법론 등을 다룬‘논고 A’, 그리고 신체와 영혼의 상호적 영향과 동시적 영향, 고유한 특징 등을 논한‘논고 b’로 구성된 이 책의 주제는 물론 관상학이지만, 이 관상학에서 논의되는 신체적 외관과 성격은 현대 심리철학에서 말하는 물리적 사태, 심리적 사태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지 않다. 관상학의 출발은 신체의 외관이 인간의 성격과 어떤 연관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근대시의 전장, 이순욱 지음, 소명출판, 520쪽, 36,000원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폭넓은 내용뿐 아니라 풍부한 자료도 함께 실려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권화된 기존의 관점을 재평가하고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자료를 발굴, 소개함으로써 근대 문학사 서술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다. 권환의 소설「알코 잇는 영」의 본문, 박석정의 작가연보와 작품연보, 북한 문학사에서 시인 박석정의 평가가 드러나는 신문 기사「삶도 문학도 그 품 속에서」, 4월혁명시선집의 수록시 목록, 신문 매체에 수록된 4월혁명시 목록, 북한의 어린이문학집「남녘땅에 기’발 날린다」의 본문과 영인 일부, 경남공고 주최 초빙 좌담회의 내용까지 다양한 발굴 자료가 소개돼 있다. 저자가 표제를‘근대시의 戰場’이라 한 것도 이러한 문학의 이념적 기반과 존재방식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시경, 지은이 미상, 정상홍 옮김, 을유문화사, 1,228쪽, 35,000원
을유세계사상고전 시리즈. 『시경』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詩歌集이며, 그 속에는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시가들이 있다. 그 내용과 형식은 대체로 지금으로부터 약 3천여년 전인 주나라 초기에서 춘추전국 시기에 이르는 기간에 수집되고 정리됐지만 그 이전부터 오랜 세월 동안 축적돼 온 그 지역 초기 인류들의 삶의 방식과 문화 전통 등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의 많은 古書에서는『시경』이전에도 적지 않은 시가들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작품 자체의 진위는 물론 출현 배경도 비록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사회의 한 단면이나 심리 및 의식 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며, 또한 이들을 통해『시경』시들의 발생학적 연원과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인터스텔라의 과학, 킵 손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328쪽, 25,000원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인 킵 손 교수는 이미 2005년부터「인터스텔라」와 같은 우주과학영화를 구상하고 상당히 구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으나 성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크리스토퍼 놀런과 손을 잡고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면서 이 영화를 완성시켰다. 「인터스텔라」는 우리를 우리 우주의 가장 먼 곳과 그 너머 제5 차원(또는 물리학자들이 말하는‘벌크’)을 향한 환상적인 여행으로 이끈다. 「인터스텔라」의 이색적인 스토리와 시각효과는 진짜 과학을 기초로 삼았다. 블랙홀부터, 웜홀, 휜 시간, 휜 공간, 특이점, 양자중력, 중력이상, 제5 차원, 크리스토퍼 놀런의‘테서랙트’(4차원 정육면체), 그밖에 훨씬 더 많은 것들까지, 킵 손은 이 책에서 영화「인터스텔라」의 과학과 그것이 스토리와 시각효과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생생하게 설명한다.

■適度도는 중용의 사상: 헬라스 사상을 중심 삼아 살핀, 박종현 지음, 아카넷, 356쪽, 18,000원
평생 플라톤을 연구한 노교수가 꼽은 헬라스 사상의 정수. 저자는 플라톤 철학, 나아가 그리스 철학의 정수가“그 어떤 것도 지나치지 않게”, 즉‘適度’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플라톤이『국가』등의 여러 대화편을 통해 집요하게 천착하는 것은‘덕’이다. 저자는 플라톤의 덕은 이데아로 대표되는 형이상학적인 그 무엇이라기보다 제몫 이상을 챙기는 과욕을 버리고‘알맞은 정도’를 지키는, 실질적인 덕의 실현이라고 보았다. 그렇다고 적도 또는 중용이 도덕의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산업 또는 기술의 문제이며, 생태와 환경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저자는 헬라스 사상의 전반을 뒤져, 그들의 사상 속에 숨은‘알맞은 정도’의 모습을 밝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모습을 찾는다.

■토지, 정치, 전쟁: 1930년대 에스파냐의 토지개혁, 황보영조 지음, 삼천리, 432쪽, 29,000원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세계사적으로 대공황 이후 파시즘이 세력을 얻고 궁극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이 기다리고 있던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는 이후 20세기를 결정짓는 혁명과 반동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혁명으로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을 수립했으나 인민전선 정부의 개혁에 반발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프랑코가 내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에스파냐는 1970년대 중반까지 독재정권 아래에 놓이게 된다. 이 책은 1930년대 에스파냐에서 전개된 토지개혁을 역동적인 현실 정치 속에서 분석해냈다. 토지 문제를 둘러싼 개혁 세력의 입장과 활동뿐만 아니라 반대 세력의 입장과 활동도 동일한 비중으로 다뤘다.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지각방식과 관객의 역할, 김형기 지음, 푸른사상, 392쪽, 32,000원
이 책에서 저자가 중점적으로 탐구하고자 한 내용은 20세기 후반부터 활발히 진행된 이른바‘포스트드라마 연극’에서 고유하게 드러나는 지각방식의 변화와 그에 따른 관객의 위상과 역할이다. 제1장에서는 이론적 배경을 다루고, 제2장에서는 이러한 연극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긴요한 기호학적·현상학적 몸(성), 수행성의 개념과 그것의 토대를 이루는‘퍼포먼스’의 개념 등에 관해 고찰한다. 제3장에서는 포스트드라마 연극이 실천돼 나타난 수행적 미학의 양상과 그 특징을 각 작품들에 대한 공연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규명한다. 제4장에서는 20세기 후반에 시도되기 시작한 이 같은 수행적인 연극의 미학을 후기구조주의의 미학적 입장(리오타르)과의 연관성 속에서 조명하고 제5장에서는 이 수행적 미학이 거둔 성과와 의의, 그리고 그 한계를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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