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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밭을 경작하는 도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자들
바위밭을 경작하는 도전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연구자들
  • 윤지은 기자
  • 승인 2014.11.17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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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경암학술상 시상식 이야기
▲ 왼쪽부터 유회준 카이스트 교수, 김재권 브라운대 교수, 송금조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 이장무 학술상위원장,김수봉 서울대 교수. (사진제공= 경암교육문화재단)

“경암학술상은 그 동안 일을 잘 했다고 주는 상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라고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위밭을 경작한다’는 耕岩이란 의미대로 한 분야에서 우직하게 연구에 주력한 이들을 선정해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제10회를 맞은 경암학술상 시상식이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지난 7일 열렸다. 올해 수상자들은 활성화되지 않은 분야에서도 끊임없는 연구 끝에 좋은 성과를 내 눈길을 끌었다.

“해운대 바닷가에서 목격한 은하수와 일렁이는 검은 파도로부터 자연의 경외감과 우주의 신비로움을 느꼈습니다.” 자연과학 부문 수상자인 김수봉 서울대 교수(55세, 물리천부학부)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로 진학해 소립자 실험을 전공했다.

교수님의 소개로 중성미자 연구에 첫 발을 들였다. “당시만 해도 소립자 실험에 필요한 가속기는 한국에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실험을 하려면 방학 때마다 외국에 나가야 했죠.” 마땅한 실험실은 없었지만 연구를 위해 번거로움도 묵묵히 견뎠다. 그러던 중 원자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중성미자를 이용해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영광 원자력발전소 부근에 검출시설을 짓기 위해 1년 간 환경단체, 지역주민, 군청을 쫓아다녔습니다.” 실험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연구에 물꼬를 튼 그는 2012년 중성미자의 마지막 변환세기를 알아내 세계를 주목시켰다. 그는 “연구비를 지원해 준 정부와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협조해 준 영광 주민과 관계자들, 연구원들에게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공학 부문 수상자 유회준 카이스트 교수(55세, 전기 및 전자공학과)도 생소했던 웨어러블 시스템(Wearable Device) 분야에서 끈질긴 연구 끝에 두각을 나타낸 케이스다. 유 교수는 현대전자 설계 책임자로 있다 대학으로 직장을 옮겼다. 당시 메모리 설계에 대한 연구에 대규모 인력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있었지만 그는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응용연구를 택했다. 메모리 사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고, 미래도 개척할 수 있을 거라 봤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컴퓨터 게임, 지능형 로봇, 웨어러블 컴퓨터 3가지 분야였다. “그중 웨어러블 컴퓨터의 연구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개념부터 생소했고 패션과 전자ㆍ전등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이라 이를 구체화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2005년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다음해 옷감에 전자회로를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 헝겊회로에 반도체 칩을 직접 부착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의복형 웨어러블 컴퓨터를 만들었다.“ 미래지향적인 연구는 가능성에 대한 몰이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연구비와 같은 지원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구도자의 심정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앞으로도 연구에 매진하려 합니다.”

이들 외에도 인문사회 부문 수상자 김재권 미국 브라운대 교수(81세, 철학과)는 “세계의 학문과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실질적으로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생명과학 부문 수상자로 퇴행성 골관전염을 연구하는 전장수 GIST 교수(55세, 생명과학부)는 “관절염 없는 세상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경암은 학문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 세계 시장을 향한 도전의 불꽃이다.

윤지은 기자 jie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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