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5:10 (일)
754호 새로나온 책
75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11.03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가면들의 병기창: 발터 벤야민의 문제의식,
문광훈 지음, 한길사, 1,104쪽, 35,000원
독문학자 문광훈이 6년간의 사색과 모색, 수차례의 글쓰기를 통해 마침내 선보이는 벤야민에 대한 본격 연구서. 저자는 방대한 1차문헌에 대한 충실한 독해와 지금까지 이뤄진 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통해, 벤야민이 가졌던 문제의식이 무엇이었는지 짚어보고 그 가운데 오늘날의 관점에서 어떤 것이 여전히 타당한지를 그의 사유와 통찰을 통해 검토한다. 단순한 벤야민 독해를 넘어‘새로운 벤야민 읽기’,‘ 한국적 벤야민론’구축은 정말 가능한가. 저자는“우리가 벤야민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역사적으로 누적된 과거의 것들을 읽는 그의 독특한 문제의식, 사유의 반성적 운동”이라고 말한다.

■ 근대 서구의 충격과 동아시아의 군주제, 박원용 외 지음, 산지니, 384쪽, 28,000원
‘아시아총서’11권인 이 책에서는‘군주론’과‘군주이미지’라는 두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5개국의 역사를 비교한다. 1부에서는 위기를 맞이한 각각의 군주제를 지탱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는지 비교했고, 2부에서는 사건이나 구체적인 조치들을 통해 각 국의 군주제가 어떠한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는지를 살폈다. 일국적, 서구적 관점을 넘어선 새로운 시도인 이 작업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티베트가 서구 열강에 어떤 영향을 받았으며 그에 따라 어떤 대책을 세우고 개혁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같으면서도 다른 동아시아 국가의 역사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연구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분단-통일에서 분리-통합으로, 분리통합연구회 편, 사회평론, 390쪽, 25,000원
규범과 분석적 차원에서 분단-통일과 분리-통합 개념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그것은 서로 동전의 앞과 뒤처럼 연관돼 한 쪽의 장점이 다른 쪽의 한계가 되곤 한다. 분단-통일 개념은 민족적 감정과 열망에 입각한 규범적 지향성과 남북한 관계의 특수성을 잘 파악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분리-통합은 가치중립적 개념으로서 지나친 통일지향성과 획일주의의 위험을 피할 수 있으며, 일반론적 접근이 가지는 다양성과 개방성의 장점이 있다. 그간 분단-통일의 개념에 치중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제는 분리-통합의 일반론적이고 가치중립적인 개념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 세계문학의 가장자리에서, 김경연·김용규 엮음, 현암사, 524쪽, 20,000원
우리시대의 주변 횡단 총서 6권. 이 책은 괴테가 제기한 세계문학 정의를 기반으로, 세계문학의 대안적 가능성을‘괴테·마르크스적 기획’으로부터 찾는 시도에 대해 질문한다. 괴테적 세계문학론의 보편성은 진정으로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것일까. 이 책은 오늘날 전 지구적으로 무수한‘세계적’지역 문학 내지‘지역적’세계문학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서구적 근대성을 동경하고 그것에 의해 인정받고자 하는 문학이 아니라 지구적 근대성과 지역 현실들 간의 대결을 무대에 올리는 문학에 주목한다.

 

■ 스포츠와 문명화: 즐거움에 대한 탐구, 노르베르트 엘리야스·에릭 더닝 지음, 송해룡 옮김, 성균관대출판부, 572쪽, 34,000원
『문명화 과정』,『 궁정 사회』등으로 잘 알려진 문명사가 엘리아스와 그의 제자였던 에릭 더닝이 함께 쓴 책이다. 엘리아스와 에릭 더닝은 그 유명한‘결합태 개념’의 맥락에서, 스포츠를 사회학의 영역으로 진입시킨 선구자들이다. 그들의 공동 연구가 시작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 스포츠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은 좀처럼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구체적 일상에 대한 미시 분석과 사회 변동 및 사회 과정에 대한 거시 분석을 통합해 냈던 엘리아스의 문명 이론이‘스포츠의 사회학’으로 확장된, 문명론에 관한 또 한 권의 명저다. 여가와 즐거움이라는 스포츠 탄생의 근본적 차원, 사회 문제로서의 스포츠의 기원, 성취 욕구와 스포츠의 사회적 의미, 스포츠와 폭력, 나아가 축구 훌리거니즘까지 스포츠와 인간 문명과의 관계가 엘리아스의 사회학적 맥락 안에서 재해석 된다.

■ 커뮤니케이션: 인간, 동물, 인공지능, 입케 박스무트 지음, 장병탁·최윤영 옮김, 서울대출판문화원, 244쪽, 18,000원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인공지능을 가르쳤던 인공지능의 권위자 입케 박스무트가 대중을 위해 쓴 첫 교양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 동물, 인공지능 로봇 막스를 통해 로봇과의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여러 중요한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박스무트는 또한 진화의 긴 과거 역사를 짚어내고 있으며 다가올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조명한다. 최신 연구결과와 전문가적인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 인공지능, 로보틱스의 경계분야에서 일어나는 최신의 연구결과를 즐거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 투스쿨룸 대화,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김남우 옮김, 아카넷, 582쪽, 32,000원
행복한 삶을 위해 필수적인 것들은 무엇인가. 행복한 삶을 위협하는 죽음과 고통과 상심, 영혼의 격정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위로할 수 있는가. 기원전 45년에 완성된 키케로의 이 책은 같은 해에 보다 일찍 저술된『최고선악론』과 함께 행복을 주제로 삼고 있다. 『최고선악론』이‘덕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명제를 다루고 있다면,『 투스쿨룸 대화』는‘고통은 덕을 가진 사람에게서 행복을 앗아갈 수 없다’라는 명제를 논의하고, 행복을 방해하는 고통들을 하나씩 언급하며 그것이 행복을 방해할 수 없음을 밝힌다.

■ 하바드 중국사 원·명: 곤경에 빠진 제국, 티모시 브룩 지음, 조영현 옮김, 568쪽, 30,000원
‘하버드 중국사’시리즈. 1270년대 몽골의 중국 침략은 1천500년간 이어온 유교 제국이 외세의 침략으로 한순간 떠밀려나며 중국 역사의 경로를 바꾼 사건이었다. 1279년 원왕조로 통합되기 전에 형성된 중국의 모습이 이로써 자취를 감추고 더는 드러나지 않게된 것이다. 그로부터 4세기 뒤 북방에서 내려온 또 다른 침략군이 명 왕조를 무너뜨렸다. 이 책은 이 두 차례의 드라마틱한 외세 침략 사이에 존재했던 중국의 실체를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제3장에서 제시하는 아홉 번의‘늪’(심각한 기후 재앙과 그 때문에 발생한 대규모 참사에 대한 저자의 은유적 표현)은 원에 3차례, 명에 6차례 발생했는데, 이처럼 전 지구적으로 발생한 소빙하기의 기후 변화에 주목한 점이 바로 이 책의 백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