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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절반이 전문대 학과 설치
4년제 대학 절반이 전문대 학과 설치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4.10.1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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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학과는 전문대보다 많아

정부가 대학평가에서 취업률과 충원율을 중요한 지표로 삼으면서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역할 구분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학생 모집이 쉽고 취업률이 높다는 이유에서 4년제 대학이 전문대학 인기학과를 모방해 개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보건계열 학과는 전문대학보다 4년제 대학이 더 많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8일 펴낸 정책자료집 『전문대학 10년의 변화와 박근혜정부 전문대학 정책 진단』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전문대학의 고유 학과라 할 수 있는 물리치료학과, 치위생(학)과, 방사선학과, 실용음악·조리·뷰티·미용·메이크업 관련 학과 등을 개설한 4년제 대학이 절반을 넘었다(57.8%). 2004년 43개 대학 80개 학과에 불과했던 4년제 대학의 전문대학 관련 학과 설치가 2014년에는 108개 대학 303개 학과로 증가한 것이다. 대학 수로는 2.5배, 학과 수로는 3.8배 늘어난 수치다.

대표적인 전문대학 학과로 인식되던 물리치료, 작업치료, 치위생, 임상병리 등 보건계열 학과의 증가가 눈에 띈다. 물리치료학과를 설치한 4년제 대학이 2004년에는 11곳이었으나 2014년에는 46곳으로 늘었다. 물리치료학과를 운영하는 전문대학(39곳) 수보다 더 많다. 작업치료학과를 설치한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수는 각각 32곳으로 같다. 임상병리학과는 1곳, 방사선학과는 2곳 더 전문대학이 많은 실정이다.

실용음악 관련 학과를 개설한 4년제 대학도 2004년에는 2곳이었지만 2014년에는 29곳으로 증가했다. 조리 관련 학과를 설치한 대학은 5곳에서 24곳으로 늘었다. 2004년 14곳이었던 뷰티·미용·메이크업 관련 학과도 20414년에는 34개 4년제 대학에서 운영한다.

경기·인천 등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전문대학 관련 학과 설치가 더 늘었다. 2004년 1개 대학 2개 학과에서 2014년 11개 대학 28개 학과로 늘어 대학 수는 11배, 학과 수는 1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 4년제 대학의 전문대학 관련 학과 설치가 학교 수는 2.4배, 학과 수는 3.6배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유은혜 의원은 “취업률 중심의 대학평가는 4년제 대학이 기초학문이나 순수학문보다 취업률 중심으로 학과를 재편할 수밖에 없고, 인기 있는 전문대학 학과를 침범하게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되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의 중심기관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맹목적인 대학 구조조정에 전문대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우선 전문대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자료: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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