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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의 탐색 후반전 돌입 … 중간 결산 결과는?
지의 탐색 후반전 돌입 … 중간 결산 결과는?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4.07.21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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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강으로 구성된 ‘문화의 안과 밖’ 25강 까지 진행

2030으로 인문과학 수요층 확산… 강연 신청자 71%가 2030세대

 ‘문화의 안과 밖’ 핵심 청중은 30대 여성… 모바일 수강도 10명 중 8명

지식담론 생산지 및 지적 공론장으로서 ‘문화의 안과 밖’ 역할 기대

 

 

'문화의 안과 밖'이 전체 50강의 절반을 마치고 후반에 접어들었다. 한국적 지식담론 생산에 어떤 변화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석학들이 주도하는 크로스미디어 문화과학 석학강연 프로젝트 ‘문화의 안과 밖’이 인문과학의 수요층을 2030 청년층으로 확대하고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의 안과 밖’을 후원하는 네이버문화재단(대표 오승환)이 지난 1월 18일 시작한 ‘문화의 안과 밖’이 전체 50회의 강연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회의 강연을 마친 것을 기념해 프로젝트의 성과와 현황을 중간 결산한 결과다.

 

‘문화의 안과 밖’ 강연에는 각 전공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 최고 명성의 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제1회 강연에서부터 25회 강연까지 이 강연에 참여한 학자 수는 강연자와 사회자, 토론 패널을 포함해 모두 60명(중복 참여 제외)이다. 21명 강연자의 전공 분야는 인문과학 8명, 사회과학 9명, 자연과학 3명, 응용과학(공학) 1명이다. 이러한 구성은 ‘문화과학 프로젝트’를 표방한 기획사 측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30 청년층으로 인문과학 수요층 확산

‘문화의 안과 밖’은 40대 이상의 청중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여타 인문과학 강연 프로그램과는 달리, 2030세대 청중이 과반을 훌쩍 넘어 눈길을 끈다. ‘문화의 안과 밖’ 강연 동영상과 7명의 운영위원 교수들의 에세이 등을 제공하는 네이버 ‘열린연단’ 이용자의 연령별 분포는 페이지뷰(PV) 기준 20대 28.6%, 30대 28.4%, 40대 23.1%, 50대 10.3% 순으로, 2030이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이 같은 비율은 2030 이용자 비중이 높은 인터넷 서비스의 특성이 인문과학의 수요층을 2030 세대로까지 큰 폭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은 ‘열린연단’ 사이트를 통해 접수하는 ‘문화의 안과 밖’ 수강 신청 현황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전체 수강 신청자 중 2030의 비중이 무려 71%에 달했다.

핵심 청중은 30대 여성… 10명 중 8명이 모바일 수강

2030 이용자 중에서도 ‘문화의 안과 밖’ 강연을 가장 즐겨 듣는 핵심 청중은 ‘30대 여성’이었다. ‘열린연단’ 서비스 페이지뷰(PV)의 연령별·성별 이용자 분포는 30대 여성, 20대 여성, 20대 남성, 30대 남성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페이지뷰(PV) 중 70%는 모바일에서 발생했다. 특히 핵심 청중인 30대 여성은 모바일 이용 비중이 80%로 전체 연령대 평균 대비 10% 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전체 이용자의 남녀 성비는 남성이 51.7%, 여성 48.3%로, 남성 비중이 여성보다 3.4% 포인트 높았다.

강연에 대한 일반인 청중의 열기는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열린연단’은 지난 2월 7일 오픈 후 5달간 누적 570만 페이지뷰(PV)와 강연 동영상 조회수 16만 회를 돌파했다. 대중적인 콘텐트가 아닌 전문 학술 콘텐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는 것이 ‘열린연단’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강연과 에세이의 댓글로 드러나는 네티즌의 반응도 뜨거웠다. “평소 접하기 힘든 석학들의 수준 높은 강연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반갑고 감사하다”, “다소 어렵고 딱딱하지만 삶을 성찰하는 기회를 주는 강연들이다”는 등 다양한 응원의 댓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강연 주제와 내용을 두고 네티즌들간에 수 페이지에 달하는 토론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다른 문화적 수용이나 소비와 달리, 수준 높은 담론에 대한 일반인의 욕구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식 생산과 지적 공론장 역할 기대

‘문화의 안과 밖’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문화의 안과 밖’을 통해 우리 사회에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지식담론들이 생산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는 대중에게 열려 있는 지적인 공론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 ‘문화의 안과 밖’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오승환 네이버문화재단 대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을 연계한 크로스미디어 방식의 기획이 ‘문화의 안과 밖’에 대한 2030 청년층의 관심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면서, “석학의 수준 높은 강연을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문화의 안과 밖’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후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의 안과 밖’은 학자들이 직접 주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학술행사로,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운영위원장),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오세정 서울대 교수, 이승환 고려대 교수, 김상환 서울대 교수, 문광훈 충북대 교수 등 7명의 운영위원이 강연 기획부터 강사 섭외, 강연 진행까지 행사 전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술대회 수준의 학문적 깊이와 엄정성을 견지하고, 인문·사회과학을 중심으로 자연과학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주제 구성으로 인간 및 인간사회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문화의 안과 밖’ 강연의 특징이다.

그러나 ‘문화의 안과 밖’이 전체 강연의 절반을 마치고 후반에 접어든 지금, 수준 높은 인문사회과학 담론의 발신자 역할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문화의 안과 밖’이 다른 석학강좌와 차별되는 지점을 분명하게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김우창 교수의 말대로 ‘의미 있는 지식담론의 생산’은,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一般知와 변별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찾아보면 알 수 있는 ‘뻔한’ 내용, 여전히 외부의 담론 발신자로부터 가져온 지식 덩어리로는 ‘지식담론의 생산’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온라인 청중과 별도로 담론이 교환되는 현장이 좀 더 살아날 필요가 있다. 이는 강연이 이른바 ‘계몽형’ 지식 전달로 흐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조금 서투르고, 실수가 있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로 이 시대의 정신사적 과제와 대결하는 지적 작업이 강연에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의 열기와는 별도로 강연 현장이 더 달궈져야 한다는 것인데, 더 많은 학문공동체 연구자들이 참여할 수 있을 때 ‘지식담론 생산’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은 후반 강연을 맡은 학자들이 좀 더 자기 고민과, 내부로부터 길러진 지식담론을 제시할 수 있 때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의 안과 밖’은 그저 그런 강연 프로그램이 아니다. 후반전에 돌입한 ‘문화의 안과 밖’ 강연은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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