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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적립금 운용계획’ 무용지물
‘사립대 적립금 운용계획’ 무용지물
  • 송승현 객원기자
  • 승인 2014.04.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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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불분명 적립금까지 늘어

국내 사립대 적립금이 10조원을 넘어서자 교육부는 2009년 사립대 적립금을 통제하기 위해 각 대학에 ‘적립금의 적립 및 사용계획’(이하 적립금 운용계획)을 제출토록 했다. 무분별한 적립금 축척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격이 됐다.

지난 15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2012년 적립금 운용계획을 제출한 전국 347개 사립대의 적립금 사용 계획액은 1조5천520억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사용액은 1조1천억원으로 계획보다 4천520억원을 덜 사용했다. 적립계획 9천억원도 2천914억원이 늘어난 1조1천920억원이 됐다.

계획대로라면 사립대 적립금은 6천513억원이 줄어야 하지만 거꾸로 920억원 늘었다. 사용계획은 부풀려졌고 적립예정액은 축소돼 사립대 적립금은 7천434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운용계획도 소용없게 됐다.

특히 건축적립금과 기타적립금이 계획 대비 증가규모가 크게 늘었다. 건축적립금은 4천362억원이 줄어야 했지만 1천355억원이 늘어난 5천717억원이 적립됐다. 지난 2011년 7월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등록금회계로부터의 적립은 감가상각비’로 한정됐음에도 여전히 많은 건축적립금이 쌓였다.

문제는 출처가 불분명한 기타적립금이다. 계획상 1천980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685억원만 줄어 35.9%가 증가한 2천665억원이 더 적립됐다. 반면 연구적립금(4.9%)과 장학적립금(7.9%), 퇴직적립금(2.0%)은 미미한 증가규모를 보였다.

적립금이 많은 대학 10곳 중 운용계획보다 적은 적립금을 쌓은 곳은 홍익대가 유일하다. 홍익대는 415억원을 적립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237억원만 적립해 계획보다 178억원을 적게 적립했다. 반면 고려대는 26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341억원을 더 쌓아 368억원을 적립했다. 연세대 286억원, 청주대 231억원, 이화여대 216억원, 중앙대 149억원, 한양대 116억원 등이다.

정 의원은 “‘사학기관 재무 회계 규칙’에 의해 사립대는 매년 의무적으로 적립금 운용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하지만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는다”며 “교육부가 적립계획만 제출받고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스스로 제출한 계획을 지키지 않는 대학들에겐 재정지원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승현 객원기자  jabatda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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