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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에 안지훈 고려대 교수
4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에 안지훈 고려대 교수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4.04.02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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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개화시기 조절하는 기온변화 대응 유전자 찾아내

안지훈 고려대 교수
안지훈 고려대 교수(48세, 생명과학과ㆍ사진)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수여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안 교수는 대기온도 변화를 감지해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기온 변화 대응 유전자를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온도계 단백질의 작용기작이 밝혀짐에 따라 온난화 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연구나 유용작물의 생산성 향상 연구 등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향후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위한 식물생장 예측 모델링 연구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안 교수의 이렇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생명체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를 알아채고 적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보입니다. 환경요인 중 빛, 온도, 공기 등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온도는 특히 계절의 변화와 맞물려 늘 변하기 때문에 특히 중요 합니다.”

안 교수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악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생물학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온도계 단백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방법 가운데 가장 환경친화적이며 저비용ㆍ고효율적인 방법은 광합성입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만들어내는 반응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기온의 급격한 변화는 광합성 효율을 감소시킵니다. 다량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할 광합성 반응이 오히려 감소하게 되니 악순환의 연속이 되는 것입니다.”

안 교수의 연구생활이 궁금하다. ‘단순작업’을 할 때는 내가 연구를 하고 있나 싶을 때도 있다. “어찌보면 단순한 일인데 모여서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요. 미국 솔크 연구소에서 개화시기 조절 유전자를 연구하면서 통계를 얻기 위해 애기장대 잎 5만장을 세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나 싶기도 합니다.”

생체시계 연구를 위해 새벽 4시에 암실에서 실험하다가 실수로 액체질소를 바지에 엎지른 적도 있다. 실험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허둥지둥 실험을 마치고 나와 다리가 얼지 않은 것에 안도한 적도 있다.

존경하는 과학자는 누구일까.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프랜시스 크릭이다. 안 교수가 미국 솔크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할 때 당시 연구소의 부소장이었다. “제 책상에서 불과 10여 미터 떨어져 있던 곳이 그 분의 지정 주차공간이었으니 거의 매일 뵌 셈이죠. 일흔이 넘으셨는데도 연구실에 나오셔서 연구하시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후대 과학자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과학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안 교수의 취미는 자전거 타기. 마라톤을 즐기기도 했는데, 요즘은 접이식 자전거를 구입해 시간이 나면 밖으로 나간단다. “가끔은 자전거로 출퇴근도 하지요. 잘 타지는 못하지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돌아다니는 것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요새 미세먼지나 황사 때문에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이 적어서 아쉽습니다. 그 외 쉬는 시간이 생기면 책 읽기, 동호회활동, 인터넷 서핑을 합니다.”

안 교수는 서울대 분자생물학과에서 박사를 했다. 과학기술 유공자상, 마크로젠 과학자상을 수상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ㆍ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 연구진흥사업) 단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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