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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제와 연금법령 개정안이 만나면
연봉제와 연금법령 개정안이 만나면
  • 송선기 사학연금가입자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4.03.17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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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_ 널뛰는 연금제도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연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노후생활 안정과 직결되는 연금수급 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3대 직역연금 제도가 요동치는 형국이다. 여기에 기관별 급여체계 또한 상이해 미래 연금수급자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교수신문>은 독자들에게 사학연금 제도와 관련한 생활정보를 제공하고자 ‘널뛰는 연금 제도’를 기획 연재한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시행령 개정안이 가입자들의 입법반대 민원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공포 및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대부분의 가입자에게 손실이 크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연봉제를 채택한 대학의 경우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살펴본다.

우선 호봉제와 연봉제의 차이를 간략히 짚어보면, 호봉제는 정기적인 호봉 상승 등에 의한  일률적인 급여 인상과 그에 따른 개인별 급여가 지급되는 반면 연봉제는 전년도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다음 해 개인별 또는 그룹별 연간 급여총액이 차등 결정된다. 따라서 호봉제가 개인별 절대성을 지니는데 비해 연봉제는 상대성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현재 연봉제를 채택한 대학들의 급여체계는 유형이 다양하지만 대체로 기본급에 성과급을 가산 차등 지급하는 부분연봉제와(경북 D대, 대구 G대 등) 급여총액을 전년도의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하고 12개월 균등 지급하는 포괄연봉제로(서울 D대, J대 등) 구분된다.

그러면 사학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연봉제를 채택한 대학의 가입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결론은 동일하다. 현행 시행령과 개정안 모두 2009년 이전 재직기간분에 해당하는 퇴직급여금의 현재가치화 산정 기준은 급여체계와 무관하며, 1년간 소득 중 비과세소득을 제외한 연지급액 합계액을 12개월로 평균한 기준소득월액이(표 1) 2010년에 대비해 퇴직 당시 얼마나 인상됐는가가(표 2) 관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상률이 크면 그만큼 현재가치화로 환산한 2009년 이전 퇴직급여금액도  커진다.

다만, 이 기준소득월액 인상률 기준이 현행은 개인별인데 비해 개정안은 공무원 전체 평균액이므로 ‘기회비용’ 개념을 도입하면 연봉제일 경우 호봉제보다 다양한 결과적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절대성인 호봉제에 비해 연봉제는 상대적이므로 개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성과평가 결과가 좋은 가입자일 경우 현행 법령에서는 기준소득월액 인상률이 높아지는 반면 개정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므로 기회비용이(손실) 커질 것이며, 성과평가 결과가 낮을 경우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반대 입장이 된다.

한편, 기준소득월액 인상률 산정의 기준 시점인 2010년 당시 기준소득월액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중요한 변수요인이 된다. 만약 연봉제로 인해 2010년 기준소득월액이 줄었으나 퇴직 당시 높은 성과평가 결과를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현행 시행령에서는 개인별 기준소득월액 인상률이 높아지므로 2009년 이전 기간 퇴직급여금에 대한 현재가치화에서 감소분을 만회할 여지가 있으나 개정안에서는 본인의 노력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기회비용이 크게 늘게 된다. 반대로 2010년 기준소득월액이 높았으나 퇴직 당시 성과평가 결과가 낮아지는 경우는 지금은 기준소득월액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므로 개정안이 다소의 위안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행 법령에서는 2010년과 퇴직 당시 본인의 기준소득월액이 얼마인가가 기회비용 지표가 되므로 연봉제에서 향후 높은 성과평가를 받을 가입자가 그렇지 않을 가입자에 비해 개정안으로 인한 기회비용 발생 정도가 커지게 되는 결과라고 하겠다. 즉, 연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연봉제가 만나면, 성과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실이 많아진다. 경쟁력을 높이고 동기를 부여하는 성과평가 기반의 연봉제와 개정안은 취지 면에서 상극이라고 하겠다.

송선기 사학연금가입자연대 공동대표
삼육대 교학과장을 맡고 있다. 정보학을 전공했으며 외래교수로 대학에 출강한다. 「저작권법과 공정이용 법리」 등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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