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02:55 (토)
721호 새로나온 책
721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2.24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계몽과 쾌락―18세기 프랑스 문화를 읽는 또 하나의 창, 주명철 지음, 소나무, 456쪽, 20,000원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시대, 계몽사상가들은 앙시앵 레짐이라는 신분질서를 비판하며 세상을 밝혔다. 그런데 또 다른 한편으로 그 계몽사상가들이 철학서적 못지않게 음란서적의 집필에도 힘을 쏟았다. 계몽과 쾌락이 교차하는 이 시대의 문화를 저자가 안내한다. 이 책은 1999년 출간된 『파리의 치마밑』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기존 책에서 다룬 사료를 손보기도 했고, 관련 이야기를 더하기도 했으며, 없던 이야기를 추가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 출간된 저자의 다른 책인 『지옥에 간 작가들』에서 일부를 가져와 앞의 내용과 다시 엮어냈다.

루쉰 전집(4~6권), 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 그린비, 4권 512쪽, 27,000원/5권 504쪽, 27,000원/6권 568쪽, 29,000원
루쉰은 소설과 시를 창작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의 문제, 시사에 대한 글도 많이 남겼다. 이런 글은 작가가 현재 가장 문제시 여기는 부분에 대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쓴 글이기 때문에 일명 ‘雜文’(혹은 잡감)이라 부른다. 총 20권으로 완간 예정인 ‘루쉰 전집’ 중 4권은 루쉰이 1925년과 1926년에 쓴 잡문들을 묶어 발표한 『화개집』과 『화개집속편』을 담고 있다. 5권은 1927~1929년의 글로 『이이집』, 『삼한집』을 담았고, 6권은 1930~1931년, 1932~1933년의 글로 『이심집』, 『남강북조집』을 실었다. 전집은 7권까지 나와 있다.

■ 예술체계이론, 니클라스 루만 지음, 박여성·이철 옮김, 한길사, 588쪽, 30,000원
한길그레이트북스 130권으로 나온 루만의 책은 특히 예술이 사회의 기능체계로 독립 분화하는 과정을 관찰한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사회학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인지론과 인지과학, 언어학과 기호학, 문예미학과 미학, 철학과 예술사를 넘나들며 직조된 이 책은 사회체계의 일차적인 하위체계로서 개별 기능체계를 다룬 단행본들에서 견지된 루만 이론의 전체적인 논리구조를 준수한다. 사회의 기능체계들 중 하나를 다루기 위해 만년의 루만이 출간한 이 책은 마지막 저작에 해당하며, 자신의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학문사적 가치도 지닌다.

■ 욕망하는 지도―12개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제리 브로턴 지음, 이창신 옮김, 김기봉 해제, 알에치코리아, 692쪽, 33,000원
영국 퀸메리대 교수인 역사학자 제리 브로턴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지도 12개를 중심으로 지도에 숨겨진 당대 제작자와 사용자의 욕망을 파헤치며 인류의 세계관을 풀어낸 역사서다. 이 책은 과학, 교류, 신앙, 제국, 발견, 경계, 관용, 돈, 국가, 지정학, 평등, 정보 등 12개의 욕망 코드를 통해 각각의 지도가 제작 당시의 사회적 욕망이 반영된 시대의 거울임을 명확히 보여 준다.



■ 잃어버린 민중의 축제를 찾아서, 천규석 지음, 실천문학사, 256쪽, 13,000원
전 인생을 걸고 국가와 자본에 맞서 자급자치공동체의 재발명을 주장하고 몸소 실험해 온 농사꾼 철학자 천규석의 책.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 『천규석의 윤리적 소비』 같은 논쟁적인 책들을 연이어 출간하며, 한국사회의 지배담론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일관되게 반국가-반자본적인 농촌-농민의 자급자치공동체 육성을 제시하는 근본주의자로 평가받아온 그는, 이번 책에서 ‘축제’를 그 핵심 무기로 들고 나온다. 천규석은 축제가 바로 민중의 자급자치이념과 실제 작동방식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참조점임을 역설한다.

■ 죽은 자의 정치학―프랑스·미국·한국 국립묘지의 탄생과 진화, 하상복 지음, 모티브북, 480쪽, 23,000원
저자는 인류학적 관점과 근대성의 차원에서 정치적 죽음과 국립묘지를 관찰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국립 서울 현충원의 탄생과 진화의 역사와 정치사를 추적함으로써 그곳이 한국 보수세력의 이데올로기를 표상하고 재현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돼 온 원리와 과정과 메커니즘을 추적하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역사적 과정과 이념적 특성에 관한 비교론은 한국 국립묘지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이해하고, 나아가 한국 국립묘지의 정치적 모순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모티브와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 총력전 하의 앎과 제도―근대 일본의 문화사7: 1935~1955년 1, 사카이 나오키 외 지음, 이종호 외 옮김, 소명출판, 355쪽, 26,000원
“근대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지적 담론의 경계를 돌파한다”, ‘국민국가론’과 ‘총력전체제론’을 기반으로 일본학 연구의 방법론을 구성했던 일본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출판사의 근대 일본의 문화사 시리즈 일곱 번째 책. 1929년에 불어닥친 세계대공황은 일본에 ‘쇼와공황’을 불러왔고, 일본자본주의는 절박한 재편성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상황은 새로운 ‘전쟁’과 ‘체제 재편성’이라는 요구로 등장했다. 이 책에는 이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과 수행, 그 속에서 나타난 다양한 충돌과 갈등, 고뇌와 고통, 불협화음과 저항에 관한 글들이 실려 있다.

■ 친애하는 빅브라더―지그문트 바우만, 감시사회를 말하다,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한길석 옮김, 오월의봄, 248쪽, 15,000원
퀸즈대 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바우만은 1990년대부터 감시 연구에 집중하며 많은 업적을 남겼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의 감시사회가 ‘빅브라더’로 상징되는 감시권력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현대인들의 ‘자발적 복종’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어판 제목을 ‘친애하는 빅브라더’라고 붙이게 됐다. 현대인들이 빅브라더로 대표되는 감시사회를 의식하고 비판하고 있긴 하지만, 빅브라더를 용인하고 오히려 이에 충성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