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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내리는 대학가 기부 문화…기부자층 다양해져
뿌리내리는 대학가 기부 문화…기부자층 다양해져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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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3 01:50:57
대학가에도 남과 이웃을 돌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일 전남대에서는 김용웅 교수(생물환경화학과)로부터 릴레이식 장학금 기부가 시작됐다. 회갑연 축의금 7백여만원과 사재 1천만원 등 1천7백만원을 생명환경화학전공 동창회에 기탁한 김 교수의 뜻을 이어 동창회 이사회에서는 이 기금을 1억원 수준으로 모금하기로 결의했다. 현재 50명 이상의 제자와 동료 교수들이 이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관련 기사 6면>12일에 서원대 교수들도 학생 6명에게 1백만원씩의 ‘형설 교수 장학금’을 전달했다. 97년에 창립된 이 장학금에는 서원대 교수 81명이 참여하고 있다.

독특한 기부도 눈길을 끈다. 홍창기 서울아산병원장은 지난 10일 울산의대 내과 전공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사재 1억원을 내놓았다. 지난 89년부터 서울아산병원 내과과장으로 부임해오다 최근 정년퇴임한 홍 원장은 ‘내과 어워드(Award)’라는 장학제도를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도울 예정이다.

13일에는 목포대 김웅배 총장이 그림과 글씨, 고문서 등 4백25점의 개인 소장품을 대학 박물관에 기증했다. 남종화의 대가로 목포가 배출한 첫 화가이기도 한 미산 허형 선생의 그림과 설초 취석 선생의 병풍 등이 포함된 이번 기증품은 총 고문서 3백80점, 병풍 33점, 액자 12점에 이른다.

취임과 함께 기부에 나선 총장도 있다. 경북대 김달웅 총장은 지난 10일 시가가 6천5백만원에 달하는 자신의 부동산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총장 선거 당시 약속한 학교발전기금 모금에 앞장선 것.

졸업생들의 기부도 적지 않다. 13일 전주대에서는 이 대학 출신 화가 주인영씨(38세)가 발전기금 3백만원을 기탁했다. 17일에는 영남대를 졸업한 임철씨(39세)가 본인이 들고 있는 2억원짜리 15년 만기 종신보험의 보험증서를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대학측에 전달했다.

임씨는 “장학금을 기탁하는 주위의 사연에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며 “평범한 샐러리맨으로서 당장 큰 돈을 기부할 수는 없지만 훗날에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동수 한국쉘석유(주) 공동대표가 11일 한국해양대(총장 박용섭) 8명에게 2천만원을 전달했고, 여승 김남순 씨(70세)도 12일 전 재산 2억원을 울산대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각계각층으로부터 답지하는 온정이 바야흐로 대학가의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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