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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의 시와 불교는 어떻게 연결될까
미당 서정주의 시와 불교는 어떻게 연결될까
  • 오로라
  • 승인 2014.01.0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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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사연구>제3호

국학과 한국학의 기반을 이루는 불교사상과 한국 불교 역사 연구를 통해 국학의 내포를 단단히 하고 한국학의 외연을 넓힌다는 취지로 한국불교사연구소(소장 고영섭, 동국대)가 만드는 인문학 반년간지 <한국불교사연구>제3호가 나왔다.

‘대한시대 인문학자 불교학자 탐구’를 주제로 한 기획논문 네 편에서는 뇌허 김동화, 효성 조명기, 미당 서정주, 지훈 조통탁을 차례로 다루고 있다. 한자경 이화여대 교수(철학과)는「김동화가 본 한국불교의 정체성: 일심의 회통」에서 김동화가 현재 한국불교가 조계종 하나로 통합된 것을 비판한 근거를 추적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김동화는 한국불교가 적어도 교종, 선종, 염불종의 셋으로 분화돼야 한다고 보지만, 불교 교설에 관한 한 하나의 교종으로 종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종합불교’를 주장한다. 이어 한 교수는 김동화의 불교사상을 ‘일심과 회통의 철학’으로 정리한다.

서정주의 시 세계에 드리운 생각틀의 부분들을 불교와 연관 지은 논문도 있다.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국문학)는「서정주의 시 세계에 비추어진 反근대성의 생각틀-불교·신라정신·풍류도」에서 서정주의 시 세계와 불교의 텍스트 상호관련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언급됐다고 말한다. 송 교수는 서정주가 창안하고 제안한‘신라정신’이란 이름의 개념틀은 1950년대라는 시대의 소산물이라고 읽어내며 이 신라정신이 1950년대 후반에서부터 196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비평적인 쟁점으로 문단에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논의는 서정주의 정신주의 세계가 서구로부터 유입된 근대성에 대한 반명제의 논리로 기능한다는 시각 위에 서 있다.

한국의 무속신앙을 불교의 관계에 주목한 논문도 있다. 장정태 서울대 강사(응용불교학)는「한국불교 속의 산신신앙 연구-『삼국유사』에 나타난 산신신앙을 중심으로」에서 불교, 유교, 기독교, 자생적 민족종교가 공존하는 한국사회가‘종교혼합주의’의 정확한 사례라고 본다. 장 강사는 근본이 전혀 다른 여러 믿음을 조화롭게 공존 시키고 융합하려는 종교혼합주의는 불교에서도 많이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산신각, 칠성각, 명부전, 조왕 등 전각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숭배, 정령숭배, 신당숭배 등 불교교리와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민간신앙의 요소가 한국불교에 자리잡고 있음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장 강사는 불교의 이런 속 깊은 배려심이 한국불교가 민족종교화 될 수 있었던 힘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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