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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박사 53%가 ‘직장 다니며 공부’
신규 박사 53%가 ‘직장 다니며 공부’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3.12.27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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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규 박사’ 취득자의 특징

공부만 하는 사람과 일과 공부를 함께 하는 사람 중에 누가 먼저 박사학위를 따게 될까. 난센스퀴즈 같은 이 질문의 답에는 현재 국내 대학원 과정의 현실이 담겨 있다.

직장을 다니며 공부한 사람의 박사학위 취득 소요 기간(61개월)이 학업에만 전념한 사람(61.7개월)보다 더 짧았다. 일반대학원 박사학위 취득자의 경우에도 절반 이상(51.8%)이 직장병행자였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이 같은 실태를 보고 “박사학위의 엄격한 질 관리가 요구된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2012년 8월과 2013년 2월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1만2천625명 중 8천44명이 응답한 ‘박사조사’ 자료를 활용해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특징’을 분석했다.

박사학위 취득 연령이 고령화돼 있고, 직장을 다니며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박사학위 취득자 중 30대가 49.4%를 차지했고, 40대는 29.8%, 50대 이상은 19.2%로 나타났다. 직장병행자는 53%, 학업전념자는 47%였다. 20~30대에서는 학업전념자 비율이 70% 이상으로 나타났지만, 40~50대에서는 직장병행자가 75% 이상을 차지했다.

전공별로 ‘직장병행자’ 비율을 살펴보면, 자연ㆍ공학계열을 제외하고 모두 직장병행자가 더 많았다. 특히 의약(72.2%)ㆍ교육(72.1%)ㆍ사회(72%)ㆍ예체능(63.6%)계열의 직장병행자 비율이 높았다.

국내 신규 박사는 학업전념자의 경우 30.8세에 박사과정에 입학해 35.9세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직장병행자는 40세에 입학해 45.1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문ㆍ사회계열은 각각 39.5세, 41.6세에 박사과정에 진입해 연령이 가장 높았다.

‘신규 박사’의 주요 논문 평균 게재 수는 4.1편으로 나타났는데, 학업전념자는 5.7편, 직장병행자는 2.8편을 썼다. 일반대학원은 4.3편, 전문대학원 출신은 2.4편의 논문을 냈다.

송창용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과반이 40대 이후로 신규 박사들이 고령화돼 있어 국내 박사과정이 신진 연구인력 양성에 취약함을 알 수 있다”며 “특히 박사과정 중 직장 병행 비율이 51.8%로 학위과정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및 여건이 취약함을 시사했다”라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국내 대학원의 질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학습 환경과 학위의 질 관리 방안 마련, 신진연구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제안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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