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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한국학 … 여성 연구도 인기주제로”
“확장된 한국학 … 여성 연구도 인기주제로”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3.11.0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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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북미지역의 한국학 현황과 전망’ 국제학술대회 개최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배용, 이하 한중연)은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북미 지역의 한국학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UBC) 한국학연구소장인 박경애 교수, 미국 UCLA의 존 던컨(John Duncan) 교수, 미국 하와이대의 이상협 교수 등 북미 지역 한국학센터소장 등이 참여했다. 

이날 눈길을 끈 부분은, 2010년부터 UBC가 시행한 북한과의 학술 교류 프로그램을 소개한 박경애 UBC 한국학연구소장의 발표였다. 북미 한국학 속에 북한 학자들을 수용, 흡수하는 문제를 제시했기 때문. 박 소장은 UBC의 이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 동안 김일성대학 등 북한 대학 교수들이 영어, 문화, 경제, 비지니스, 무역 등의 강좌를 UBC에서 수강했다고 소개하면서, 북미 한국학의 발전과 깊이를 위해 북한 학자들을 끌어내고 한국학 속에 포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간 ‘해외 한국학’ 저변 확대에 노력을 기울인 탓인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한국학 방향 설정 주문이 많았다. ‘북미 한국학’하면 쉽게 연상되는 연구자인 존 던컨 UCLA 한국학센터 소장은 북미지역 한국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UCLA 한국학 연구와 교육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재정적 제도적 조건이 향상되지 못하는 현실적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한국학을 더 넓은 지역학과 세계 문화의 맥락에서 어떻게 위치할 것인가’의 문제를 한 단계 더 깊게 고민할 때라고 역설하면서, 한국학의 사회과학-인문학의 통합적 커리큘럼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북미 대학 중 가장 많은 한국학 교수가 채용된 하와이대에서의 한국학 교수 유치 노력을 보고한 이상협 하와이대 한국학센터 소장은 한국학 연구에 주력한 원로 교수들의 은퇴에 따른 후속 연구자 충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국학이 북미에서 크게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확장을 위해서는 북미 한국학자들과 한국 정부, 기업의 긴밀한 협력 관계와 많은 지적, 재정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구체적인 한국학 연구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발표가 있었다. 죠지 캘린더 시라큐스대 교수는 발표문「조선시대 연구의 새 동향」에서 자신을 비롯해 유진 박, 김선주 등의 최근 북미지역의 한국사 연구 업적을 검토하면서 엘리트 중심의 연구에서 주변부 엘리트와 중심 권력 간의 관계, 미시사와 지역사의 연구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플로어에선 ‘북미 한국학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죠지 캘린더 교수는 전근대 연구자가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주목했다. 한문을 익혀야 하고 한국문화에 정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졸업 후 취직이 쉽지 않은 이유로 한국 전근대를 연구하는 한국학자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영 아메리카대 교수는 북미에서 한국철학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북미 지역 대들의 철학과에서 제외돼 있던 동양철학이 점점 지반을 넓혀가는 중이지만, 한국철학은 중국, 일본 철학에 비해 거의 연구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박 교수는 지난 10년간 한국 유교와 불교 연구를 검토하면서 북미지역에서의 한국 유학 연구가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는 반면, 현대 한국 불교 철학 등이 여러 관점에서 조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한국 유교와 불교 연구를 추동하기 위한 앞으로의 과제로 “한국 철학 문헌의 영어 번역과 ‘철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이 한국 철학 연구에 통합적으로 고민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여성 연구도 북미 한국학 연구에서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 김승경 메릴렌드대 교수는 “한국의 여성 연구가 북미 한국학 연구에 있어서 지난 10여 년간 분과학문을 가로질러 중요하고 인기 있는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조선시대의 여성, 일제강점기의 여성, 여성과 이민, 여성 운동과 국가라는 주제로 최근 연구를 분석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한중연 등의 전략적 지원이 이러한 여성 연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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