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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융합 아닌 미학적 융화 강조
화학적 융합 아닌 미학적 융화 강조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7.0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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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공동체’ 모색한 Hubcon 컨퍼런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과 서울대 융합연구총괄센터(센터장 강남준)는 지난달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창조의 공동체: 인문과 예술, 그리고 기술’을 주제로 2013 Hubcon Conference를 개최했다. Hubcon은 ‘Humanity-base Convergence’의 약자로 인접 과학기술 간 융합을 넘어서는 인간적 가치를 기본으로 한 융합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강남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기조의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간 지식의 융합이 아닌 가치의 융합, 즉 ‘융화(Harmonizing)’에 대한 화두가 논의의 대상인 것이 특이하다”라고 말하며 “단순히 효율성만 강조하는 경제·공학적 논리에 매몰된 몰가치적 융합 연구가 아닌, 인간적·문화적 가치를 창조하는 학제적 융화연구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융화를 향하는 융합과학기술의 미래-속성의 공학에서 숙성의 미학으로」발표로 기조강연을 한 이종관 성균관대 교수(철학과)는 국내에 남용을 넘어 오용까지 되고 있는 ‘융합’의 역사를 짚어냈다. 그는 2002년 미국국가과학재단(NSF)의 보고서 「인간의 성능 향상을 위한 수렴기술」에서 미래기술의 패러다임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Convergence’의 의미가 국내에서는 NBIC(Nano-Bio-Info-Cogno)를 통한 기술적 ‘수렴’이 아닌 ‘융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지적했다.

급속도로 받아들여진 융합 개념에 대해 이 교수는 “기술의 사용자이자 수혜자인 인간이 어떤 의미의 삶을 살게 될지에 대한 성찰이 결여돼 있다”라며 “인간을 개조의 대상으로 보는 트랜스휴머니즘은 나치 시대의 우생학적 인간관의 확장일 뿐 역사를 오히려 퇴행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면밀한 이론적 검토가 없이 남발되는 대학의 융합 과정은 단기적 시장 수요나 유행에 따라 급조된 융합학과 난립과 폐과를 부추겨 학문적 미아의 탄생까지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8면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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