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15 (토)
“대학 재정지원사업에도 ‘지역할당’ 개념 도입해야”
“대학 재정지원사업에도 ‘지역할당’ 개념 도입해야”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3.05.27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교협 정책포럼 ‘지역대학,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에서

정부의 지역대학 육성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법 제정을 통해 안정적 재정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재정지원사업에도 지역할당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23일 ‘지역대학,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제42회 정책포럼에서 나온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박백범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은 이날도 지역대학 육성을 주요 정책과제로 추진할 것을 재확인했다. 박 실장은 “새 정부는 대학정책과 관련 반값등록금, 대학입시 간소화, 전문대 발전 전략, 지역대학 육성 방안 등 4가지 과제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대학 육성을 통해 지역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서거석 전북대 총장)는 지난 23일 충남대에서 ‘지역대학,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42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하지만 안규윤 전남대 기획처장은 ‘지역대학 육성과 재정지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지역대학 활성화의 가장 큰 관건은 정부의 재정지원인데, 이는 조속한 입법을 통한 제도화를 통해 실현 가능하다”라며 “어느 법안에 반영하든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 의무를 단순한 선언적 문구가 아닌 강행규정으로 제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 처장은 또 “지역대학 활성화는 미래의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재배치라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정부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있어서 지역할당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대학 재정지원사업 대상을 선정할 때 대학 수나 학생 수 등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지역대학에 배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안 처장이 고등교육 예산을 분석한 결과 지역 간 불균형은 심해지고 있다. 대학생 1인당 정부 지원액을 보면 2011년의 경우 수도권이 지역의 1.6배에 달하고, 4년간 정부 지원액 증가율도 지역대학은 29% 증가한 반면 수도권은 40%로 증가했다. 거꾸로 2012학년도 대학 입학생 수는 지역대학(61.7%)이 수도권(38.3%)보다 1.6배 많다.

토론자로 나선 김민희 대구대 교수 역시 “다양한 대학 재정지원사업을 전개해왔으나 법적 기반이 취약해 정책 추진과정 상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대학 육성법’ 속에는 재정확보 및 배분에 대한 근거가 포함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정부가 논의하고 있는 지방대학육성법에는) 지역대학 육성에 무엇보다 중요한 차별적 재정지원의 내용이 없고,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간 차이, 지역 특성에 따른 차이 등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어 지역대학 육성이 단순히 구호로 그쳐버릴 위험이 있다”라며 “‘지역대학에 대한 차별화된 재정지원’ 등이 포함된 기본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라고 강조했다.

천세영 충남대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GNP 1% 대비 고등교육재정으로 추가 확보될 것으로 추정되는 연간 6조원 전액은 지역대학부터 반값등록금 정책 실현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천 교수는 “1차적으로 지역 전문대학생의 등록금을 현재 수준 대비 3분의 1로 낮추고, 2차적으로 지역 4년제 대학생의 등록금 반값 정책을 확실히 이행해야 한다”라며 “서울지역 대학에 대한 반값등록금 정책은 지역대학 이후로 유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단서조항이 있다. 천 교수는 “모든 지역대학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다. 자구노력이 충분치 않은 지역대학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전략은 지속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