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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1호 박사, 세계 3분의 1을 품다
레바논 1호 박사, 세계 3분의 1을 품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3.04.22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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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교수 인터뷰_ 안정국 명지대 조교수(43세ㆍ아랍지역학과)

안정국 명지대 조교수
레바논 1호 박사. 안정국 명지대 교수(43세ㆍ아랍지역학과ㆍ사진)는 레바논 유일의 국립대인 레바논대에서 처음으로 박사를 했다. 1999년 교육부의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돼 레바논으로 가게 됐다. 안 교수 이후로 1명이 더 박사과정을 마쳤고, 석사는 1명, 현재 박사과정에 1명이 재학 중이다. 한국에서 레바논으로 유학을 간 사람은 4명뿐이다.

“공부는 둘째 치고 입학하는 과정 자체가 무척이나 힘겨웠던 기억이 납니다. 레바논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기로 했는데, 학부나 석사과정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지원 자격조차 주기 어렵다고 할 때는 무척 암담했어요.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아 레바논에 온지 1년 만에 입학 등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랍지역에서 유학한 교수들이 ‘아랍에서는 입학하는 게 유학생활의 반’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입학은 어려웠지만 유학생활은 즐거웠다. 레바논은 아랍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큼 개방적인 사회문화를 갖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종교와 종파, 인종을 포용하고 있는 다문화 사회여서 중동사회문화를 공부하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다. 레바논을 ‘중동사회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말할 정도다. “몇몇 아랍 국가들에서는 아무리 학술연구라 해도 정치적ㆍ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루기가 거의 불가능해요. 하지만 레바논의 자유로운 사회분위기는 금기의 영역이 없는 학술연구를 가능하게 합니다.”

안 교수는 아랍 무슬림 가족사회의 제도와 권력관계, 종교ㆍ종파간 갈등과 화해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내 이주 무슬림과 그들의 제2세대에 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안 교수는 모교 출신으로 명지대 아랍지역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쳤다. 올해 전임교원으로 임용되기 전까지 7년 넘게 강의를 해왔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의 연구교수로 4년 동안 일했다. 안 교수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열정이 더 강해졌고, 연구와 강의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 가까이에서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학생들을 ‘동료’라고 불렀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형, 삼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누구든 편하게 와서 차 한 잔 나누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연구실에 아이스크림, 과자도 준비해 뒀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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