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2:15 (토)
“콩나물 강의실 안돼”…교양,최대 50명으로 제한
“콩나물 강의실 안돼”…교양,최대 50명으로 제한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08.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08-26 17:10:20
대학 교육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공회대(총장 김성수)가 전국 대학 중 최초로 대형강의를 완전 폐지하기로 결정해 이목을 끌고 있다.

성공회대는 오는 2학기부터 일반 교양과목은 50명, 전공과목 및 필수교양과목은 25명으로 수강생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폐강기준도 대폭 완화해 전공은 5명, 교양은 15명만 있으면 강의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말과 글’ 같은 필수교양과목은 개인 첨삭지도를 위해 25명씩 분반하기로 하고, 각 전공과목에는 수강생 10명 이하의 세미나 과목을 개설해 토론식 수업을 장려할 계획이다.

이 대학 김동춘 교수(사회학)는 “소신지원한 학생들이 많아 적당히 졸업장만 주어서는 만족시킬 수 없다”며 “힘은 들지만 강의의 질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황인성 연구원은 이에 대해 “외부 유명인사를 초청해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빨리 제공할 필요가 있을 때 한 학기에 한두개 정도 특강 형태로 운영되는 대형강의는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많은 대학이 아무런 원칙 없이 재정상의 문제로 대형강좌를 양산해내고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제반조건 조차 갖춰주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대형강의의 입시위주식 교육이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이번 대형강의제 폐지는 많은 대학들에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황 연구원은 “대형강의를 할 때에는 시설이나 환경면에서의 질적인 측면이 담보돼야 하며, 학습자와 교수자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지루한 판서식 수업보다는 빔프로젝터나 시청각 시설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등 교수법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성공회대 양권석 부총장은 이번 대형강의제 폐지의 의의를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부담은 크지만 이 대학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