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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회 등 인문 학술지 3곳 ‘우수 학술지’ 신청 철회
한국철학회 등 인문 학술지 3곳 ‘우수 학술지’ 신청 철회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2.11.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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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문학총연합회 “우수 학술지 선정 유보하라”

‘우수 학술지’ 지원제도 중단을 촉구하는 인문학 교수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0개 인문학 분야 학회로 구성된 한국인문학총연합회(인문총)는 인문학 분야 ‘우수 학술지’ 선정을 유보하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인문총은 “극소수의 우수 학술지만을 선정해 지원하고 나머지 학술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는 제도는 인문학 진흥과 발전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숙 인문총 대표 회장(이화여대 철학과)은 지난 27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지금이라도 (우수 학술지 선정 작업) 진행을 멈추고 학술단체가 참여하는 공동 토론의 장을 통해 학술지 발전을 위한 방향을 결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의견서를 보냈다. 

인문총은 ‘우수학술지 지원제도’가 인문학의 기반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본다. 인문총은 기존 학술지 지원제도를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학술지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소수 학술지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면, 기존 학술지 지원제도에 쓰이던 예산을 우수 학술지 지원에 쓰지 말고, 새로운 예산을 확보해 우수 학술지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철학회는 우수 학술지 심사를 위한 신청을 철회했다. 신청을 철회한 학술지는 인문 분야에만 한국철학회를 포함해 3곳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말 우수 학술지 선정을 위해 신청한 학술지는 67곳. 인문 분야에서 27개, 사회 분야 30개, 예술체육 및 복합학 분야에서 10개가 신청했다.

인문총의 요구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이미 2차 발표평가까지 진행됐다. 평가가 진행 중이어서 중간에 제도를 바꿀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인문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문의 다양성을 위해 기존 학술지 지원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인문학 쪽의 요구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인문학 쪽에는 배려가 필요하고 관련해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소외ㆍ신생 학술지 지원과 국내 학술지 지원을 연계해 조정할 계획이며 인문총 등 인문학 쪽의 의견을 수렴해 피해가 줄도록 적정 수준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국내 학술지 지원 예산은 9억4천500만원. 교과부는 내년 국내 학술지 지원 예산과 관련해서는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우수 학술지’ 선정을 위해 교과부는 지난달 20일 1차 서면평가에서 5배수를 추렸고, 29일 2차 발표평가에서 14개 정도의 학술지가 가려졌다. 12월초 우수 학술지 선정위원회에서 토론과 투표를 거쳐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12월 중순에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10월 26일 제55회 전국역사학대회에서 역사학자들은 “왜곡된 ‘우수 학술지’ 지원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데 이어 30일에는 민교협, 교수노조 등 교수 3단체는 “학술지 지원정책 개편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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