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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전쟁과 노벨상
줄기세포 전쟁과 노벨상
  • 교수신문
  • 승인 2012.11.26 13:4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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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gitamus 우리는 생각한다

김환규 전북대 교수
이브 헤롤드(Eve Herold)는 미국 유전학 정책연구소의 공공정책 연구 및 교육책임자로 <보스턴 글로브>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과학 및 건강관련 분야의 날카로운 칼럼을 싣고 있다. 2006년에 줄기세포 스캔들로 우리나라가 들썩일 때 그녀는 『줄기세포 전쟁(Stem Cell Wars)』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주된 내용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그녀는 우리나라의 황우석 박사 관련 대소동에 대해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오후엔 폭풍우에 휩싸였다’면서 그 내면을 파헤쳤다. 그녀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줄기세포 연구를 희망하는 윤리주의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줄기세포 연구 방정식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간과되는 요소는 현재 투병중인 환자들이다”라고 말한다.

헤롤드는 줄기세포 연구의 윤리적 문제에 미치는 정치적, 종교적 및 경제적 압력, 인구통계학적 자료, 정부 및 과학계의 실수와 환자의 권리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녀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이 중요한 과학에 대한 잘못된 정보의 희생양이 됐다. 줄기세포 논쟁은 정치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엄청나게 진행됐으며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게 됐다. 그녀는 이런 일반 대중들에게 줄기세포 연구에 찬성하건 반대하건 이 과학의 전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롤드는 줄기세포 역사의 목격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환자와 연구자들의 의학적 진보를 위한 싸움을 연대기로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줄기세포 논쟁 연대기의 일부로 그녀는 황우석 박사 내부의 이야기와 한국의 클로닝 스캔들을 해부하고 있다. 그녀는 언론에 누락된 것이나 보도된 것을 단순히 반추한 것이 아니라 황우석 박사 그룹의 혼란스럽고 잘못된 정보 그리고 거짓말 등이 어떻게 생성되고 유포됐는가를 직접적으로 밝혔다. 어쨌든 그 사건을 경계로 이후의 줄기세포 연구는 거의 성체줄기세포 쪽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2012년 노벨 생리학상은 성숙한 세포를 재 프로그램화시켜 다능하게 만들거나 다양한 세포 유형으로 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공로로 일본의 의사이자 줄기세포 연구자인 신야 야마나까와 영국의 발생생물학자인 존 B 거든이 수상했다. 그들의 연구는 뇌 또는 심장세포의 재생 영역과 여러 질병의 치료 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및 칼텍에서 연구했고 현재는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자신의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거든의 노벨상 수상 업적은 50년 전인 1962년에 발표됐다. 모든 동물의 발생은 수정란으로부터 시작된다. 운명이 결정되지 않은 초기 배아는 성숙해 근육, 뇌세포나 다른 신체부위로 분화하는 데 필요한 기본 정보가 들어있는 줄기세포를 가지고 있다. 거든이 박사학위논문을 발표할 무렵에는 모든 교재에 ‘다능한 세포로부터 특수화된 세포로 자란다’라는 일방통행식 분화가 기술돼 있었는데, 거든은 그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개구리의 장 상피세포에서 핵을 추출해 핵이 제거된 다른 미수정란에 이식한 결과 알이 정상 올챙이로 자란다는 것을 밝혔다. 즉 거든은 개구리를 클로닝 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능한 세포뿐만 아니라 분화된 성체 세포 내에도 줄기세포 기능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세포가 자란다고 해서 줄기세포의 잠재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든의 박사학위 논문이 발표된 1962년에 태어난 일본 교또대학의 야마나까는 생쥐와 인간 세포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했다. 야마나까는 초기 줄기세포를 미성숙 상태로 유지시키는 4 종류의 유전자를 피부세포로부터 분리한 다음 섬유아세포에 주입한 실험을 통해 다능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를 지켜본 일본의 다른 학자들은 그에게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즉각적인 실용성이 없으므로 연구를 중단할 것을 충고했으며 이러한 주변 분위기 때문에 그의 연구 활동은 위험에 빠지게 됐다. 또한 황우석 박사 스캔들이 막 터진 직후여서 당연히 회의론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다른 실험실에서 즉각적으로 반복 확인될 정도로 단순한 것이었다.

야마나까 등의 업적이 활용될 가능성은 엄청나다. 그 중 한 가지는 야마나까의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의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 파킨슨씨병이나 당뇨병 같은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데 필요한 줄기세포를 획득할 수 있어 낙태 반대주의자들이나 또는 체외수정 후 사용하고 남은 미사용 배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도덕적 반대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체의 일부분으로부터 세포를 취해 배아 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고, 이것을 이용해 건강한 심장이나 뇌세포 같은 또 다른 기관을 유도할 수 있다. 만약 세포를 동일한 환자로부터 추출했다면 거부반응의 위험이 없을 것이다.

이 방법으로 생성된 세포를 ‘유도된 다능성줄기세포(IPS)’라 부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유형의 IPS가 만들어져 연구 중에 있다. 야마나까 그룹의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인간 클로닝 및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연구자들조차도 박수갈채를 보냈다. 공리주의적 생명윤리학자인 줄리안 새블레스크는 “야마나까는 배아 연구에 대한 사람들의 윤리적 관심에 귀를 기울였으며 수정된 연구 방향은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일 만하다”고 칭찬했다. 야마나까는 선한 윤리와 선한 과학이 마치 시리얼과 우유처럼 같이 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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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수 2012-11-26 16:02:02
정말자세하게 설명해노으셧네요 앞으로 이런 기술쪽이 좋은쪽으로 발전되었으면 좋겠네요.
^^

김채은 2012-11-26 15:57:32
음 줄기세포가 그냥 간단히 유전자 변형 이런건줄 알았는데 우주 농장이라니 제가 살아있을때 까지 생길지 아닐진 모르겠지만 꼭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멋져요

최휘영 2012-11-26 15:54:46
음 줄기세포가 그냥 간단히 유전자 변형 이런건줄 알앗는데
우주 농장이라니!! 제가 살아잇을떄 까지 생길지 아닐진 모르겟지만 꼭 생겻으면 좋겟습니다 너무 멋져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