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9:30 (금)
[해설] 과학기술부 우수연구센터 선정 시비
[해설] 과학기술부 우수연구센터 선정 시비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8.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08-02 14:01:55
과학기술부의 우수연구센터 지원사업은 90년에 시작됐다. 올해 10개 센터가 새로 지정됨으로써 지금까지 1백개의 센터가 설치됐다. 올해 선정된 센터에는 최장 9년 동안 연간 11억원씩 약 1백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우수연구센터는 SRC(Science Research Center)와 ERC(Engineer Research Center) 두 가지로, 논란을 빚고 있는 천문학 분야는 SRC이다. 연구비 지원이 흔하지 않은 자연과학분야에서 이만한 연구비가 지원된다면 수년 뒤 학계에서의 위상이 뒤집힐 수도 있다. 천문학분야는 지정공모과제 ‘우주의 구조와 진화연구센터’로 세종센터(9개 기관)와 경희센터(8개 기관)가 지원해 2:1의 경쟁률을 보였다.

10년 뒤 학계 위상 달라질 수도
평가는 평가분야별로 10인 내외의 산·학·연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에 의해 1단계 서면평가, 2단계 발표평가, 3단계 현장방문평가로 이뤄진다. 1백점 만점인 1단계 서면평가에서는 △센터사업으로서의 적합성 △연구계획의 우수성 △연구집단의 우수성 △센터연구진흥을 평가하며, 1백50점 만점인 2단계 방문평가에서는 지정공모의 경우 △연구계획의 우수성 △연구집단의 우수성 △센터연구진흥을 또다시 평가해 공정성을 도모한다. 팀전체를 평가하는 2단계까지는 경희대측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표 참조>경희대측이 중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3단계는 현장방문평가로 50점이 매겨진다. 이 과정에서 평가단은 설치대학의 육성의지 및 지원내용, 센터의 연구환경 및 개방성, 기존센터에 대한 대학의 지원약속 이행여부를 물으며, 대학총장 및 주요보직교수, 센터대표자가 답변하게 된다. 평가단은 주요 실험실을 방문해 보유기기 등 시설현황도 점검한다.
과학기술부는 참여교수 면담과 해명서에서 1차 평가(1백점), 2차 평가(1백50점)와 센터의 연구환경분야(20점)에서 경희대가 앞섰다고 답변했다. 그러므로 총장과 주요 보직자들이 답변하는 설치대학의 육성의지(30점)에서 경희대가 크게 뒤진 것으로 정리된다.
구체적으로 이 분야에서 평가단은 총장과 보직자들에게 △연구센터에 대한 인식과 육성의지 △대학발전 목표와의 부합성 △지원내용의 구체성·적정성 △연구관리 지원제도의 구축과 운용수준을 묻는다.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 객관적으로 밝혀진 것은 과학기술부의 지원에 대응해 대학들이 내놓는 연구비뿐이다. 그 내역은 경희대가 22억원, 세종대가 14억7천만원이다. 나머지 분야는 과학기술부가 밝힌 대로 ‘평가위원들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경희대 측은 평가위원들이 편파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의혹도 저버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부는 “과학재단의 전문가 인력 풀에서 학연·지연·혈연 등 종합적인 관련성을 고려해 구성됐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단점 밝혀야 ‘내일’이 있다
결국 1차·2차 평가, 3차 평가 일부에서 경희대가 얼마나 앞섰으며, 총장과 보직자들이 답변한 연구센터 의지분야에서 얼마를 받아 뒤집혔는가를 밝히는 것이 탈락자를 납득시키고 선정의 합리성을 천명할 수 있는 열쇠로 보인다. 앞선 평가에서 점수 차가 확연히 벌어졌는데 여기에서만 뒤집혔다면 경희대측이 주장하는 ‘전임 과기부 차관이 부총장으로 있는 대학에 대한 특혜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점수차가 미미한 상태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뒤집혔다면 경희대측이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게 된다.
또 무엇이 뛰어나며, 무엇이 뒤졌는지를 밝혀야 선정되지 않은 대학도 ‘다음’을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선정에서 탈락한 대학들이 우수연구센터 선정을 위해 연구력을 키우기보다 과학기술부 실세를 대학으로 끌어오는 데 애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