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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디아스포라 통해 한국인의 역사적 트라우마 치유
800만 디아스포라 통해 한국인의 역사적 트라우마 치유
  • 교수신문
  • 승인 2012.10.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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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19) 건국대 인문학연구원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의 통일인문학연구단은 ‘소통, 치유, 통합의 통일인문학’이라는 어젠다로 2009년에 인문한국(HK)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사상이념, 정서문예, 생활문화라는 인문학적 연구 방법론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통일의 범주도 한반도에 거주하는 남북주민의 통합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800만명에 달하는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통합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어 언론을 비롯한 통일 관련 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통일인문학’은 국내외에서 시도된 바가 없는 특화된 어젠다로, 인문한국지원 사업의 취지에도 가장 부합하는 연구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1단계 평가에서 통일인문학연구단은 2009년에 선정된 9개 연구소 중 최우수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연구단의 특성화 분야에서는 사업 집중도, 대학의 지원, 연구단장의 리더십이 부각돼 향후 분단 및 통일문제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아울러 1단계에서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 민족공통성 프로젝트 결과물인 『민족공통성 시리즈』(전4권)는 연구단의 대표적인 연구 성과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민족공통성 프로젝트는 연구단에서 설정한 통일의 개념과 범주를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한국인과 탈북자·재중 조선족·재러 고려인·재일 조선인 등 다섯 지역의 코리언 1천500여명을 대상으로 했다. 그들의 민족정체성·역사적 트라우마·생활문화·분단 및 통일의식을 설문조사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돼 왔던 유사한 연구가 ‘민족 대 탈민족’, ‘국가 대 탈국가’, ‘코리언 대 디아스포라’, ‘동질성 대 이질성’이라는 이원적 대립 구도를 바탕으로 진행된 데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코리언 디아스포라를 포함한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국민정체성과 민족정체성’, ‘식민-이산-분단’ 등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생활문화의 공통성과 차이, 분단·통일의식 등을 조사함으로써 차이와 연대, 공명과 접속에 기초한 소통과 역사적 트라우마의 치유, 그리고 가족유사성에 기초한 ‘민족공통성’의 생산으로서 생활문화의 연구패러다임을 실증적으로 증명하고자 했다.

이 외에도 통일인문학 관련 학술연구 성과들을 수렴해 연구총서 11권을, 통일인문학과 유관한 희귀 학술서적에 해제를 덧붙여 출판한 아카이브총서 11권, 분단 트라우마를 진단하기 위해 그동안 수집 조사한 구술자료를 녹취한 구술총서 1권, 통일인문학 관련 전문 학술서를 현대어로 주해한 번역 총서 1권 등 총 25권을 출판했다. 통일인문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정립하고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적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국내외의 석학들을 한자리에 모시고 좌담을 진행한 ‘석학들의 대화’ 프로그램도 있다. 1회에서는 ‘인문학에서 찾는 분단 극복의 대안’을 주제로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석좌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좌담이 마련됐다. 2회에는 ‘급변하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통일’을 주제로 이매뉴얼 윌러스틴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이 참여했다. 한반도의 통일문제에 깊이 고민해 온 국내외의 석학들의 대화 속에서 통일인문학이 나가야 할 방향에 관한 많은 조언을 얻었고, 결과는 『석학, 통일인문학을 말하다』로 출판했다.

연구단은 1단계 사업 기간 동안 4개국 이상의 국제적인 전문가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9회, 국내학술심포지엄도 11회 수행했다. 연구단 산하의 학술연구팀들이 각각의 특성화된 주제에 맞춰 기획하고 주제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발표자와 토론자를 구성해 통일인문학의 학문적 위상을 수립하는 데 기여하도록 했다. 남북이 함께하는 학술교류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연변에서 매년 개최되는 ‘두만강 학술포럼’에 2회 연속 참석해 연구단 소속 HK연구인력들이 총 5건 발표를 수행했고, 토론자로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외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국제 통일문제 포럼’에도 연구단장이 2회 초청돼 통일인문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관점을 확산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김종군 건국대 HK교수·국문학
건국대에서 박사를 했다. 저서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공저), 논문으로 「구술을 통해 본 분단 트라우마의 실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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