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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性이 넘친다면?
대학에 性이 넘친다면?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2.09.03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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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간 _ Sex and God at Yale by Nathan Harden

어느 나라이건 대학과 교육은 그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고 점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예일大의 性과 神』, 제목부터가 다분히 도발적인 이 책은 미국 아이비리그 유수의 명문인 예일대를 싸고도는 도덕적 위기 논란의 섹스 문화와 교육의 편파성 등을 통해 미국 고등교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예일대를 2009년에 졸업한 네이단 하든이다. 이 대학 졸업생인 만큼 누구보다 예일대의 문제점을 잘 알고 썼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

하든이 예일대가 겪고 있는 도덕적 위기의 사례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예일대가 2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섹스 위크(Sex Week)’이다. 이와 함께 이른바 ‘사회적 엘리트주의’를 표방, 브라운대 등 다른 명문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이 벌이는 ‘나체 파티(Naked Party)’도 비판의 대상이다. 하든은 형식적이든 비형식적이든 섹스와 연계된 학생 활동을 비판하고 있다. ‘자유주의’ 관점에서 섹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표방하는 학생들의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 상호관계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며, 특히 여학생들을 당황스럽게 하면서 이들을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섹스 행위의 과다와 관계없이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소외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보수적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예일대의 ‘섹스 위크’는 2002년 재학생이었던 재클린 파버와 에릭 루베스타인의 주도로 시작된 격년제의 섹스 이벤트로, 성 생활과 친밀감, 학생 간 교제 등을 주제로 한 포럼 등으로 꾸며지고 있다. 하지만 포르노 배우의 출연과 자극적인 섹스 관련 전시물 및 퍼포먼스 등으로 인해 그 동안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6회 ‘섹스 위크’는 지난 2월 4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하든은 책에서 ‘섹스 위크’와 관련, 학교 묵인하의 제도적 부도덕성의 만연을 지적하면서, ‘섹스 위크’ 기간 중 포르노 산업종사자들이 캠퍼스에 활개 치면서 성행위 기술을 선보이면서 관련된 포르노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는 행위, 예술을 빙자로 낙태 행위 퍼포먼스를 벌이는 학생들의 행위, 그리고 예일대가 이러한 불순한 성관련 이벤트로 인해 연방국의 조사를 받는 대학으로 전락한 것 등에 분개하고 있다. 하든은 예일대에 만연하고 있는 이 같은 섹스 문화와 함께 대학이 당면한 고등교육에 있어서의 편파성을 정치 이슈화하는 내재적인 모순도 비판하고 있다.

신학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면서 한편으로 학문적 경력이 없는 ‘무슬림 이맘(이슬람 학자)’을 교수로 임용한다든가, 수 십 년 간 ROTC를 허용치 않던 신학대학에 테러단체인 탈레반 대변인이나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칭송하는 교수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고 반문한다. 하든은 이런 성문화의 만연과 고등교육의 편파성의 측면에서 어떤 종류의 도덕적 가치를 지닌 총장이나 CEO를 미래에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고 자문하고 있다. 독자들, 특히 예일대 출신들은 은 이 책을 대하면서 30여 년 전 역시 예일대 출신의 월리엄 버클리가 쓴 Man and God at Yale을 연상할 것이다.

강요된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서인 이 책은 예일대 보수주의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하든의 책 타이틀도 당연히 버클리의 책에서 연유한 것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버클리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버클리가 이 책의 서문을 썼다. 네이던 하든은 현재 <더 칼리지 픽스>의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의 고정 칼럼니스트와 <내셔널 리뷰 온라인>의 정규 기고가로 활약하는 등 다양한 글쓰기를 해오고 있는 작가이다. 세인트 마틴즈 프레스/맥밀런 刊, 하드커버 301 페이지, 25.9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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