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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차기 회장 “총장 직선제 폐지해야”
대교협 차기 회장 “총장 직선제 폐지해야”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2.02.15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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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인석 경북대 총장 “폐해 많다…개인적으로는 찬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함인석 경북대 총장이 국립대 총장 직선제는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는 법인화와 함께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핵심이다. 4년제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의 차기 회장이자 거점 국립대 총장이 정부가 추진하는 총장 직선제 폐지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점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대교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함인석 경북대 총장. 오는 4월 8일부터 회장 임기가 시작된다.

대교협은 지난 13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18대 회장으로 함 총장을 선출했다. 김영길 회장(한동대 총장)의 임기는 오는 4월 7일 끝난다. 차기 회장 선출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함 총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립대 선진화 방안에 총장 직선제 폐지도 포함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라고 밝혔다.

함 총장은 “국립대 총장 출신이지만, 국·공립대가 최근 20~30년 동안 사립대에 비해서 침체됐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라며 “국립대 총장 직선제가 여러 가지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있어 대학 발전을 위해 어떤 게 옳은 것인지 상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함 총장은 “(총장 직선제가) 기본적으로 폐해가 많다. 개인적 입장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서도 함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이라고 보고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서는 머리를 맞대야 한다”라며 “정부 정책이 올바르게 되기 위해서는 총장, 교수들의 의견을 깊이 있게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판결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들이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운을 뗐다. 국·공립대 예산의 80~90%를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함 총장은 “국립대 재정 가운데 국고 지원은 30%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30%는 기성회비고 자체조달이 30% 정도를 차지한다”라며 “기성회비는 국립대 운영의 결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기성회비 폐지로 인한) 재원 부족으로 힘들어진다면 국가의 장래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함 총장은 이어 “기성회비 문제는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양성화 돼서 법제화 되지 않으면 국·공립대 운영이 어려워진다”라며 “국ㆍ공립대 기성회비 반환 판결은 국회에서 법제화 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립대 재정·회계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교과부 역시 법원의 기성회비 반환 판결 이후 국립대 재정·회계법 통과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함 총장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질적으로 높이는 게 과제다”라며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OECD 국가의 대학 지원이 GDP의 1.2%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0.5%에서 올해 0.6%로 올리는 데 그쳤다”며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더 많이 늘려 경제 수준만이 아니라 대학의 교육·연구 분야도 OECD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1951년 대구 출생인 함 총장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경북대 의대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의과대학장과 보건대학원장, 의학전문대학원장, 한국보건전문대학원장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세계신경외과학회 재무위원장, 한국연구재단 이사, 대교협 대학평가인증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대교협 부회장으로 박철 한국외대 총장, 이효수 영남대 총장, 김상용 부산교대 총장이 선출됐다. 대교협 부회장은 국·공립대에서 회장을 맡을 경우 사립대에서 2명, 국·공립대에서 1명을 선임하는 게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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