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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이비과학의 경계
과학과 사이비과학의 경계
  • 김환규 서평위원
  • 승인 2011.11.0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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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gitamus]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

김환규 서평위원(전북대)
과학이란 가설을 검증하고 이론을 세우기 위한 일련의 방법론이다. 과학자 집단이 새로운 사상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사상이 유용한 성과물의 축적과 지식을 생산하는 연구에 통합된다면 그 사상은 진정한 과학이라 할 것이다.

   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분하는 것은 과학이 무엇인가 보다는 과학자들이 무엇을 하는가를 분석하면 쉬울 것이다.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없고 반복되지 않으며 증명할 수 없다면 사이비과학이다. 2001년에 출판된 ‘과학의 경계’는 진정한 과학과 경계과학, 그리고 사이비과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저자인 미첼 셔머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잡지의 ‘회의적 문제들’란에 칼럼을 고정적으로 게재하는 과학사학자이며 칼텍의 ‘회의론 강의’ 코디네이터이기도 하다. 셔머는 과학이 세상을 바라보는데 가장 좋은 렌즈인 반면 진정한 과학과 경계과학 또는 사이비과학을 구분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경계선에 놓여진 일련의 주제들을 조사하였다.

 예를 들어, 세상의 복잡성을 단일 원리로 줄이려는 ‘모든 것의 이론’을 조사하기도 하였고, 영국의 필트다운 혹스(Piltdown hoax)의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그들 스스로 어떻게 길을 잃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셔머는 진화론이 현대 경제를 어떻게 구체화시켰으며 사람들이 왜 돈에 비이성적인지를 설명한다. 우리는 어떻게 고대 사냥꾼으로부터 현대의 소비자와 무역업자로 도약할 수 있었는가? 사람들은 중요한 사업상 결정을 할 때 왜 그렇게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일까? 다윈주의 계열의 자본가들은 우리의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방법과 같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해 왔을까? 이 괄목할만한 탐구에서 셔머는 우리의 경제행동의 진화적 뿌리를 찾고 있다.

셔머는 어떤 지적능력이 사업에서 신용을 얻는데 관여하는지와 왜 사람들이 손실 주식에 매달리는지, 왜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못하는지에 대한 행동경제학의 연구들을 자세히 조사하기도 하였다. 그는 어떻게 공동생활을 하던 우리의 선조가 지금의 브랜드 흡입자가 되었는지, 원숭이조차도 그들의 일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 분노하는 현상에 대한 회의론적 접근을 통해 심리학, 생물학과 다른 과학으로부터 눈부신 발견들을 이끌어냈다. 그가 조사하고 의문을 던진 주제는 진화론, 클로닝, 천재, 그리고 필트다운 사건 등 전방위적이다.

그러나 책 내용은 상식적인 것보다는 비상식적인 내용들을 더 많이 다루고 있다. 회의론자들이 그들의 관심을 초심리학 영역으로 돌리면 그들은 그들의 목적성을 던져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는 과학과 사이비과학에 대한 현실적이고 민감한 주제를 찾아낸다. 과학은 왜곡할 수 없으며 설명을 할 수 있다. 만약 틀렸다 하더라도 ‘끈 이론’조차도 설명이 이어진다. 사이비과학은 설명을 하지 않는다. 창조론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창조론은 생명의 복잡성에 대한 설명을 창세기에 집착할 뿐이다. 창조론은 이야기와 권위에 의존한다. 그래서 셔머는 창조론을 사이비과학이라 한다. 그는 창조론 옹호자들이 나쁜 과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 행위를 전혀 하지 않으며, 이들이 미국 내에서 과학교육을 위협하고, 교회와 국가 사이의 벽을 깨트리며 진화론의 본질과 과학이 어떻게 실행되는지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사이비과학이라고 한다.

   프린스톤 대학의 과학사학자인 고뎅은 “세계 역사에서 누구도 자신을 사이비 과학자라고 인정한 사람은 없다. 사이비 사실에 근거한 사이비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사이비 실험을 행하려고 실험실로 달려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고뎅이 얘기한 것처럼 자기들끼리만 공유하고 다른 권위 있는 학회에 결과를 공표하지 않거나 그 자료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차단하는 이론을 사이비 이론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의 실행은 특정 사상의 실용적 유용성으로 반영된다. 즉, 혁명적인 새로운 사상은 실제 연구를 행하는 과학자 그룹이 그들의 연구 프로그램에 적용할지에 대한 관심을 자아내어, 새로운 유형의 연구 진행 및 이로 인한 새로운 발견을 이끌거나 기존의 이론이나 패러다임 또는 세계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저자는 또한 어떻게 비과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가 이해하는 사실이 되고 지식이 되는지 역사적인 과학적 주장에 대해 언급한다. 여기에는 다윈의 자연선택과 코페르니쿠스의 태양 중심의 우주,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론 등이 포함된다. 과학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진화하므로 새로운 생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믿음이다.

   “우리를 떠받고 있는 모든 가설에 대한 가장 회의론적인 조사는 동시에 새로운 사상에 대한 위대한 개방이다. 단지 회의적이기만 하면 새로운 사상은 나올 수 없다”. 이것은 겁 없는 경계과학자인 칼 세이건의 말이다. 셔머는 솔직하게 고백한다. “우리 모두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모든 과학자도 사회적, 정치적, 사상적 신념에 따라 그들 자료의 해석이 잠재적으로 경도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동료 평가시스템이 그러한 편견과 신념을 제거하기 때문에 과학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전부는 아닐지라도 일부 회의론자가 회의적인 문헌에 근거해 동료 평가를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김환규 서평위원 / 전북대 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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