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09:10 (토)
'지방대 토종 박사' 유럽 대학강단에 섰다
'지방대 토종 박사' 유럽 대학강단에 섰다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1.10.21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명대서 학·석·박사 마친 이정화 씨, 獨 베를린 보이트 기술대 교수 임용

독일 베를린 보이트 기술대 기계공학과에서 강의중인 이정화 박사(사진 오른쪽)
계명대에서 학부는 물론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친 국내 토종 박사인 이정화 박사(39세, 산업공학·사진)가 독일 베를린 보이트 기술대 교수로 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박사는 지난 4월부터 베를린 보이트 기술대 기계공학과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유명 연구 중심 대학 출신 국내 박사가 유럽권 대학에 교수로 임용된 경우는 드물게 있었지만, 지방대에서 모든 학위 과정을 마친 순수 국내 학자가 유럽권 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계명대는 이 박사의 유럽 대학 임용이 지방대의 학위과정에 대해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박사 후 과정 겸 해외 경험을 쌓고자 6개월 체류 계획으로 독일에 왔다. 교수로 임용될 줄은 몰랐다”라며 “2004년 독일 INPRO에서 일을 시작해, 폭스바겐과 생산시스템 운영 및 개선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늘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과 자유로운 업무 환경이 마음에 들어 계속해 왔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전했다. 이 박사가 INPRO와 폭스바겐에서 재직한 경력은 교육 중심 대학(Fachhochschule) 교수로 임용되는 데 필요한 자격 요건(실무경력 5년 이상)으로 인정받았다.

이 박사는 현지 대학의 임용 과정도 전해왔다. 학부, 대학원의 수학기록과 연구능력, 실무경력 등을 심사하는 서류전형, 실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후 강의능력을 평가받는 테스트 강의, 교수 임용위원회의 면접전형과 전문가 추천서 제출 등의 단계별 심사를 거친다. 이를 통과하면, 대학 전체 상원의 의결과 총장 승인을 받은 후, 베를린 주정부의 승인을 마지막으로 최종 임용이 결정된다.

이 박사는 “특히 임용과정 중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 강의와 교수 임용위원회의 면접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서류전형에서 최종 임용 결정까지 18개월 정도가 소요됐다”라고 말했다. “독일의 대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립이고, 교수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임용과정 자체가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외국인은 비자 문제로 절차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임용에 까지 걸린 시간이 길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임용 통보를 받았을 때 주변의 독일 동료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으며 독일에서 보낸 시간이 헛된 시간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국내파 박사들이 유럽 대학에 좀 더 많이 진출하고 대접받을 수 있는 그럼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이곳 생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향후 한국과 독일의 기술, 연구 분야의 교류 뿐 아니라 문화 분야 교류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혜 기자 haro@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