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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영남대 교수, 백신 생산용 혈청 ‘국산화’ 길 열어
최인호 영남대 교수, 백신 생산용 혈청 ‘국산화’ 길 열어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1.10.0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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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백신용 세포주, 수컷 한우에서 더 잘 자라

최인호 영남대 교수(47세, 생명공학부․사진, 소유전체은행장)가 동물백신 생산에 필수적인 혈청의 국산화 및 대량생산 가능성을 발견했다. 지난겨울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국내 피해액만 약 2조원에 달한 상황에서,  동물 백신의 국산화를 가능하게 하는 최 교수의 연구 결과는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 교수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한우혈액에서 추출한 혈청을 활용해 구제역 백신 개발용 세포주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10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도축된 60만 마리의 한우에서 방혈돼 거의 대부분 버려졌던 약 1만5천 톤의 혈액을 재활용함으로써 전량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혈청시장에서 연간 약 200억 원 규모의 수입대체효과를 낳는 고부가가치화를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성호르몬의 다량 포함된 혈액이 무방비로 방류돼 생태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할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최 교수의 연구는 ‘성별 특이적’ 맞춤형 소 혈청 생산 연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의 소 혈청은 성별을 고려하지 않고 채취·가공된 반면, 최 교수는 동물의 성별마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호르몬이나 구성 물질이 다르기 때문에 세포 배양에 특이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반, 2010년부터 농촌진흥청의 연구비 지원 하에 소의 성별(암컷, 수컷, 거세수컷) 에 따라 소 혈청을 연구했다.

그 결과 구제역 백신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포주(BHK-21)가 수입한 소의 태아 혈청에 비해 성체한우의 혈청에서 더 잘 자란다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암컷 혈청보다 수컷 혈청에서 훨씬 더 잘 자란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각각의 바이러스나 세포마다 배양에 최적인 성별 특이 혈청(일명 ‘맞춤형 혈청’)의 개발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최 교수의 성별 특이 소혈청 생산에 관한 연구 결과는 이미 국내특허를 취득했으며, 현재 국제특허를 출원 중이다. 또한 2011년도 특허청 지원 ‘연구실특허전략사업’에 선정돼 산업화 가능성을 진단받은 결과, ‘산업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국내 구제역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성별 특이 혈청이 산업화 될 경우, 수입 소태아혈청에 비해 몇 배나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농가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최 교수는 기대했다.

최 교수는 오는 7일 영남대에서 소유전체은행 주관한 ‘백신생산을 위한 한우 혈액의 연구소재화 및 산업화 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연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생명공학분야의 연구 동향을 살펴보며 산업화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지혜 기자 har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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