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4:25 (금)
사학비리 당사자가 현직 사분위원이라니…
사학비리 당사자가 현직 사분위원이라니…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1.08.22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결대 전 · 현직 총장 비리 의혹

지난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결대 교수협의회 등 구성원과 시민단체가 김성영 사분위원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성영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이하 위원)이 성결대 총장 시절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직 사분위원이 금품 수수 등 비리 혐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학 분쟁을 조정하는 현직 사분위원이 사학 분쟁의 시발인 비리 당사자로 언급되면서 사분위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성결대 교수협의회 등 구성원들은 지난 18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성영 사분위원과 정상운 성결대 현 총장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현직에서 퇴진할 것을 주장했다.

문원식 성결대 교수협의회장(행정학과)은 기자회견에서 “김성영 위원이 성결대 학생식당 전 사업자로부터 식당 계약을 빌미로 재임 기간 동안 3회에 걸쳐 9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영 위원은 2002년 5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성결대에서 총장으로 재임했다.

김 위원의 금품 수수 사실은 조석환 성결대 재단(성결신학원) 이사장이 식당 재계약 문제로 상담을 하던 가운데 확인했다. 당시 학생식당을 운영하던 ㅅ업체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발전기금 명목으로 매년 3천만원씩 총 9천만원을 현금으로 김 전 총장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은 교비회계로 들어가지 않았다. 성결대 이사회는 김 위원에게 ‘성결대학교 발전기금 수령 확인 요청’ 서안을 보내 재임 기간 동안 기부금 명목으로 받은 정확한 금액과 기부금의 행방을 밝힐 것을 요청했다.  성결대 이사회 관계자는 “김성영 전 총장이 확인 요청에 대해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김 위원이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학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소시효가 지난 것을 핑계로 아직도 왕성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성결대 신학부 교수 출신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사학수호 범국민운동본부 초대장을 지냈다. 한기총 사학수호 범국민운동본부는 대학평의원회와 개방이사로 대표되는 현행 사립학교법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보수 단체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몫으로 추천해 지난해 2월 사분위원에 위촉됐다.

김 위원의 금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지난 2009년 사분위원에서 해촉된 주경복 전 위원(건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소지가 있다. 주 전 위원은 2009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를 근거로 주 전 위원의 해촉을 건의했다. 주 전 위원은 검찰에 기소만 된 상태에서 해촉됐다.

사분위 폐지를 주장하는 정대화 상지대 비상대책위원장은 “교육 관련자의 범죄는 위법성이 중요하다. 공소시효는 부차적인 일이다. 교육자로서의 자질의 문제다”라며, 형사적 처벌과는 무관하게 김 위원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김성영 사분위원에 이어 총장을 맡고 있는 정상운 현 총장에 대한 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학생 식당 사업자에게 약 5년간 17차례에 걸쳐 3천 4백 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 교협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교수협의회의 임원들을 타인의 명의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의혹 또한 제기되고 있다”라며 “정 총장이 학생 식당 전 사업자로부터 거짓 사실 확인서를 공증 받는 등 적극 은폐하며 부인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정 총장의 금품수수 사건은 검찰 송치 단계에 있다.

성결대 교수협의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주최한 이병도 학교와지역사회를사랑하는모임부설평생교육원 원장(성결대 박사과정)은 “김 전 총장과 정 총장은 대한민국 사학 비리의 원조가 되고 있다. 반드시 교육계에서 퇴출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성결대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조석팔 성결대 교무처장(정보통신공학부)은 “식당 사업자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학생 식당에 대해 평가를 했다. 평가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해당 사업자 측에서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지난 해 있었던 총장 선거에서 탈락한 후보들도 의혹을 제기에 함께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난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 위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결을 시도하고, 휴대전화에 메시지를 남겼지만 지난 19일 현재 연락이 되지 않았다.

김지혜 기자 haro@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