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열린 한국인류학회 전국대회에서 이용숙 덕성여대 교수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6년에 걸쳐 대학 강의에 관한 서술적 관찰기록지를 토대로 분석한 ‘한국의 대학 수업: 서술적 수업관찰 결과의 양적 분석’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관련기사 7면, 8면>이 교수의 이번 작업은 대학 전공·교양 강의에 대한 체험적 관찰 결과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교육 인류학적 분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 교수는 총 47개 대학(남녀 공학 40개, 여대 7개)에서 관찰된 2백69개 수업에 관한 관찰기록지(대학명이 누락된 경우도 4개 있음)에서 데이터를 뽑았다.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수업 시간과 집중률’, ‘수업 내용과 수업 방법’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대목.
공식적 강의 시간에 대한 실제 강의 시간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44.6%의 강의가 80% 미만의 시간만을 실제 강의에 사용했다. 수강생들은 강의 시간이 줄어든 원인으로, ‘교수가 수업에 늦게 들어오거나’(51.4%), ‘수업을 빨리 끝낸 것’(56.0%)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특이한 것은 수강생들의 강의 집중률. 전공 강의의 경우 90% 이상의 집중률을 보인 강의가 31.7%, 70% 미만의 집중률을 나타낸 강의가 23.9%인데 비해, 교양 강의의 경우 각각 21.3%, 42.0%였다. 이 교수는 “교양 강의가 전공에 비해 대강의의 비율이 높은데다, 수강생들이 강의에 임하는 태도도 다르다는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교수들은 강의와 관련, 전통적인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는 듯 했다. 칠판·교재·마이크 이외에 그 어떤 기자재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83.3%나 됐다. 강의 진행 방법도 ‘교수의 일방적 설명과 필기 위주 설명’(26.5%)이 ‘교재 내용 전체를 소화해서 설명’(10.7%)하거나, ‘토론을 유도하는 문답식 진행’(9.0%)보다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