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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본분 회복하는 데 앞장서야
대학의 본분 회복하는 데 앞장서야
  • 오원태 국교련 공동회장
  • 승인 2011.04.18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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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축사

<교수신문> 창간 1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교수신문>은 대학사회의 크고 작은 일들을 신속하고 냉정하게 보도해 왔고, 수많은 이슈와 논쟁들에 대해서도 객관성을 잃지 않고 정론을 펼쳐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선진화 정책으로 대학사회와 소모적인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수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인 시각에서 파생된 교원 성과급적 연봉제, 대학 자치에 반한 월권적인 학장직선제 폐지 등의 정책들로 인해 교수들의 자존심과 명예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국립대 법인화 정책으로 국립대학들은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의 본분에서 벗어나 대학의 재정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독백만 난무하는 교과부와 교수사회 사이에서 객관적인 사실과 지엽적인 의견들을 잘 구분해 보도하며 생산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고 이끌어 가는 <교수신문>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대학은 한 사회의 새로운 문화를 창달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최고의 정점에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를 창달하기 위해서 연구하는 교수가 존재하고, 이렇게 창달된 문화를 전승하기 위해 학생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구와 교육을 뒷받침하기 위해 행정이 필요합니다. 이 세 요소의 순서를 뒤바꾸거나 한 요소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대학입니다.

연구 없는 대학은 학원에 지나지 않고, 학생 없는 대학은 연구소에 지나지 않습니다. 행정 없는 대학에서 어떻게 연구와 교육이 가능하겠습니까. 대학을 구성하는 이 세 요소의 중심에 교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대학의 문제들을 풀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신문>은 다른 신문들과는 달리 보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학의 문제를 기사화 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공론의 장을 펼쳐왔습니다. 관련 당사자들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합니다.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대다수 교수들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들의 대변인이 돼 대학에 주어진 구체적인 현실과 열악한 실상을 제대로 보여 주고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하는 신문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대학을 시장으로 내몰지 않고 진정한 학문의 전당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비전을 제시하는 신문이 되길 고대합니다. 경제 논리와 황금만능주의의 사고가 온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교수신문>은 대학과 교수들의 위상과 존엄을 지켜주는 마지막 파수꾼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오원태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공동회장(충북대·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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