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15:30 (일)
[나의 연구실] 미래 생명공학과 ‘생얼’ 여성 연구자
[나의 연구실] 미래 생명공학과 ‘생얼’ 여성 연구자
  •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 승인 2010.12.13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는 21세기 치료용 세포로 각광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실용화 기술 개발 및 특수동물 유전자 종 보존 연구를 통해 BT산업 연구 특성화 강화를 목적으로 2006년 11월 설립됐다.

효율적인 연구 수행을 위해 서울에 부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2007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배아연구기관 제 50호로 등록됐고 연구계획 제 53호로 승인받아 ‘인간배아줄기세포의 기능성 세포분화와 질환동물모델 이식’을 주제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분화특성을 조사하고 있다. 2008년에는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도 분화된 체세포로부터 줄기세포로 변환시키는 체세포 역분화 줄기세포 (incuced Pluripotent Stem Cell) 제작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에 특허를 출원했다. 올해 국제학술지에도 게재됐는데 이 연구는 세계에서 국가로는 세 번째, 국내 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보고됐다.

또한, 본 센터는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기획과제인 ‘제주흑우의 대량 증식 기술개발 및 산업화’ 연구 과제에 선정돼 학내벤처인 미래생명공학연구소과 함께 멸종위기에 있는 제주흑우를 축산업 분야의 국제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를 위해 체내·외 수정란 생산 및 이식, 체외수정란 배양환경 개발, 유전자형 분석을 통한 제주흑우 혈통 보존 및 등록, 엘리트 송아지 생산과 우수품종 흑우 체세포 복제 등의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제주에만 서식하는 토종자원인 제주흑우 중 몸집이 가장 큰 늙은 씨수소의 귀세포를 체세포핵이식기법으로 ‘흑영돌이’ 복제소를 탄생시킨 데 이어 가장 우수한 정액을 생산하다 죽은 냉동보관된 체세포로 ‘흑올돌이’를 복원하는 데도 성공했다.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 김은영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부설 서울연구소장, 박민지 연구원 (석사과정 4학기), 박효영 선임연구원 (박사수료), 노은지 연구원 (석사과정 4학기)
센터는 연구원 8명중 필자와 박사후과정생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이 제주가 연고이면서 연구특성상 서울 연구소에서 연구한다. 체세포핵이식기술을 이용한 동물복제에 사용되는 기본재료인 난자는 난소에서 채취되는데 제주지역 특성상 소 도축이 이뤄지지 않아 서울 가락동 도축장에서 매일 새벽 채취해 온다. 여성연구원으로 도축장내에서 이뤄지는 난소 샘플채취는 쉬운 부분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도축작업 샘플채취 시간에 맞춰 월·화·수·목·금·금·금의 쉼 없는 연구로 이어진다.

세포배양과정중 화장품과 메니큐어 및 향수 등의 향내가 생식세포의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우리 여성연구원들은 기특하게도(?) 잘 알고 있다. 세포오염방지를 위해 머리에는 항상 머리카락을 감싸는 캡을 온 종일 정성스럽고 베레모처럼(?) 잘도 쓰고 비 맞아 착 달라붙은 머릿결로 연구함은 물론이다. 실험실연구가 산업현장으로 이어져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연구목표로 삼는 센터는 자체 개발된 최첨단 BT기법을 통해 얻어진 수정란과 복제수정란을 대리모 소 자궁에 이식할 목적으로 제주지역 목장현장으로 비행기를 통해 이송한다. 최첨단BT기술과 산업현장경험이 연구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겉치장할 겨를도 없이 연구자들 몸에 베어들게 되는 강행군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우리 연구원들은 화장품, 메니큐어, 향수 및 머리카락 단장할 기회가 없어 용돈절약해서 좋단다. 민낮으로 열심히 연구하는 우리 여성연구원들! 그대들이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 생명공학을 이끌 역군이 될 것임을 누가 의심할 수 있겠는가.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