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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여교수 비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에서 여교수 비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0.11.25 14: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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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여성연구소, ‘대학사회와 성평등’ 학술대회...여교수 46.2% "보이지 않는 성차별 존재"

 

경상대 여성연구소는 경상대에서 11월 25일 '대학사회와 성평등'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성평등 의식 실태 조사 결과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 : 경상대 홍보팀

대학 교수들의 성평등 의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최정혜 경상대 교수(가정교육학과)와 서의훈 경상대 교수(정보통계학과)가 경상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성평등 의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평등에 관한 남·여 교수 간 인식차가 다소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대 여성연구소(소장 이혜숙)와 여성과 성평등 연구회는 지난 25일 경상대 사회과학관에서 ‘대학사회와 성평등’을 주제로 2010년 경상대 여성연구소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정혜 교수, 서의훈 교수는 경상대 남교수 86명, 여교수 58명 등 총 144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성평등 의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대학사회 내 성차별에 관한 인식정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32(남), 2.30(여)으로 나타나 성차별을 중간점수보다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교수의 인식 수준은 비슷했다.

반면 남녀교수 간 답변이 크게 차이 나는 항목도 있다. 여교수채용목표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41명(남 86명, 여 55명) 가운데 남교수는 ‘조금찬성’이 53.5%로 가장 많고, 여교수는 ‘적극찬성’이 67.3%로 가장 많았다. 남교수는 ‘조금반대’와 ‘매우반대’를 합해 ‘반대’가 25.6%인데 반해 여교수는 19.1%로 조사됐다.

‘교수들이 생각하는 적절한 여교수 비율’에 대한 인식도 차이를 보였다. 응답자 125명(남 72명, 여 53명) 중 여교수 비율이 40% 이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교수가 7명(9.7%)에 그친 데 반해 여교수는 15명(23.8%)이었다.

‘대학에서 여학생 비율만큼 여교수 비율이 증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여교수 대다수가 찬성(94.5%)하는데 반해 남교수들은 찬성비율이 54.9%, 반대비율이 45.1%로 나타났다.

‘대학에서 여교수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한 남녀교수의 생각도 달랐다. 응답자 132명(남 80명, 여 52명) 가운데 남교수는 ‘여성지원자의 학력 및 연구업적이 남성지원자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항목에 가장 많이 응답(37.5%)한 반면, 여교수는 ‘인사관행 상 보이지 않는 성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항목에 가장 높은 응답률(46.2%)을 보였다. ‘대학 내 주요정책 결정과정에 여교수가 적기 때문’이라는 응답에서도 여교수가 남교수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발제를 맡은 두 교수는 “교수들의 성차별에 대한 인식 정도가 낮게 나타나 성평등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좀 더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양성평등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학 내 양성평등추진위원회가 내실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직된 대학사회에서 성평등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성평등 연구를 활성화해 문제점을 드러내고, 개선점과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평등의 실행 공간으로서의 대학 : 당위와 현실’에 대해 오정진 부산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발표를, 이시원 경상대 교수(행정학과)가 토론을 맡았다. ‘남녀공학대학교는 ‘共’學인가?’에 대해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문화협동과정)가 발표를, 김지미 경남대 교수(사회복지학과)가 토론을 맡아 참여했다. ‘대학에서의 성평등 현황 및 과제-경상대를 중심으로’ 발표에는 허영희 한국국제대 교수(경찰행정학과), 서미경 경상대 교수(사회복지학과)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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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묵 2010-11-29 12:55:31
여교수들과 한 달만 근무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텐데, 이런 거창한 학술대회까지 열다니 참으로 안타깝군요. 첫째,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귀찮은 일들로부터 빠지려고 하는 이기주의. 여성에 대한 사회의 과잉보호 풍조가 대학에 이미 침투되었고, 여교수들은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 함, 둘째, 여자들의 독특한 사교문화. 여교수가 적어도 한 단과대학에 5명이상만 되면,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차 마시고 '노닥거리는'(표현이 거칠어 죄송^^) 그룹이 형성되는 현상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음, 셋째, 교수의 역할과 엄마의 역할, 주부 혹은 아내의 역할 등에 똑 같은 시간과 정력을 할애하거나 오히려 교수의 역할이 뒷전으로 쳐지게 되는 폐단. 넷째, 교수로 진입한 여성들이 여교수 부재의 현상을 타개하여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자신이 교수가 된 것만으로 만족하는' '역사적 무책임성' 등등. 남자교수들도 문제 투성이인 것은 마찬가지나, 현재 열세에 놓여있는 여교수들의 입장을 개선하려면, 이미 제도권으로 진입한 여교수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