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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읽는 책갈피] ‘사랑의 윤리’, 마음 속에 새겨진 유전자
[텍스트로 읽는 책갈피] ‘사랑의 윤리’, 마음 속에 새겨진 유전자
  • 교수신문
  • 승인 2010.11.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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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필리아』 에드워드윌슨 지음 | 안소연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11, | 239쪽

심오한 보존 윤리의 근본적인 요소는 ‘생명 사랑’이라고 잠정적으로 분류된 우리 마음속의 학습 편향과 충동이다. 우리 마음은 가만히 두면 이 경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명에 이끌린다. 그리고 마음이 움직일 때, 그리고 일생 동안 하는 수많은 선택에서 방향을 정할 때, 마음은 장구한 진화의 역사가 우리 유전자 속에 새겨 넣은 명령을 충실하게 따른다.

나는 우리가 다른 생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특별한 방법 때문에 인간적일 수 있다고 이 책에서 주장했다. 이 특별한 방법은 인간의 마음이 뿌리를 내린 기반이며, 이 기반을 토대로 인간은 선천적으로 도전과 자유를 추구한다. 각자가 자연주의자처럼 느낄 수 있는 한도까지,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오래전의 흥분을 다시 얻을 것이다. 나는 이것을 시와 신화의 활기를 북돋워 다시 매력적인 상태로 만드는 공식이라고 생각한다. 신비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생물은 우리가 앉은 곳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다. 그곳에서 미세하지만 화려한 광경이 펼쳐진다.

그렇다면 왜 이 보존 윤리에 대한 저항이 존재할까. 보존 윤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사람의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자연 환경을 향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정말 대답이라면 질문을 잘못한 것이다. 중요성의 질문은 목적에 관한 것이다.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인간 본성에 기술과 정치의 난제를 해결하는 힘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가 핵전쟁을 피할 수 있고 식량과 에너지를 계속해서 공급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다음은 무엇일까. 그 답은 전 세계에서 똑같다. 개인들은 개인의 성취를 향해 노력할 것이며 결국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성취는 무엇이며 인간의 잠재력은 어떤 목적으로 진화했을까.

사실 우리는 한 번도 세계를 정복한 적이 없었으며 세계를 이해한 적도 없었다. 우리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우리가 왜 특정한 방법으로 다른 생물들에게 반응하며, 왜 생물들이 다양하게 필요한지 우리는 그렇게 깊이 알지도 못한다. 인간들끼리 서로 죽이고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신화는 진부하며 믿을 만하지 못하고 파괴적이다. 마음 자체를 생존의 기구라고 이해할수록, 순수하게 이성적인 이유로 생물에 더욱 경의를 표하게 될 것이다.

□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로 이름을 떨군 에드워드 윌슨은 현재 하버드대 생물학과  석좌교수로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 유전자에는 생명 사랑의 본능이 새겨져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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