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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특집] 학회학술정보화 어디까지 왔나
[학술특집] 학회학술정보화 어디까지 왔나
  • 권진욱 기자
  • 승인 2002.05.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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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8 11:08:38
●학회 학술정보 체계화의 방안

학회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해서 ‘정보화됐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제대로 꾸려지고 있는 학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근래에 나온 여러 가지 학술지와 학술발표회를 통해 쏟아진 연구결과를 안방에서 얻어볼 수도 있고 자유롭게 비판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회들의 홈페이지들이 제대로만 구축된다면 보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볼 때 학술연구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학회마다 홈페이지 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다보니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지식정보를 교류한다는 애초의 기획은 온데 간데 없고 게시판이나 공지사항 정도 밖에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보조하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회들의 체계적인 홈페이지 관리를 위한 바람직한 대안이 필요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학회들이 교육학술정보원의 웹호스팅 서비스(web.riss4u.net)를 이용하는 것이다. 홈페이지의 제작과 관리를 대행시키는 웹호스팅 서비스는 자체적으로 홈페이지와 서버를 관리하는 데 드는 기술과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다. 소정양식의 신청서만 제출하면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교육학술정보원의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학술연구자들이 많이 모이는 ‘RISS4U’ 화면을 통해 학회에 관련한 정보를 홍보하고 학술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학진의 조사 결과 A, B등급을 부여받은 학회가 4백 여개인 점을 감안할 때 이곳에 입주한 학회수가 1백 56개라는 것은 상당히 많은 학회가 웹호스팅 서비스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회원 관리, 메일 발송, 자료 관리 등의 기능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속도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보이고 있어 신속한 복구가 요구되고 있다.

웹호스팅에서 공동 운영까지

한편 요즘 학회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분야끼리 커다란 대문을 만든 후 세부영역별 홈페이지로 들어오게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홈페이지 관리를 둘러싸고 생긴 일종의 신종풍속도인 셈.

같은 학문 분야에서는 관심사에 따라 회원들이 중복으로 학회를 넘나드는 경우가 많은 만큼, 노동력과 비용이 절감되는 관리자의 입장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어 더욱 고려해볼만 하다. 큰 대문 주소에만 접속해도 이들 학회를 두루 섭렵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한국영문학회 홈페이지(www.englit. or.kr)가 대표적이다. 이 홈페이지의 대문에 들어오면 같은 영미권 문학 분야에 속하는 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 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셰익스피어학회, 고전르네상스학회로 들어갈 수 있다. 영미문학페미니즘 학회의 총무이사를 맡고 있는 정신홍 여주대 교수도 이런 점을 인정하고 있다. “공동관리도 수월하고 서로 인근분야라 별다른 부담이 없다”고 말한다.

학회제보 의존 말고 당국이 수집해야

현재 학진은 교육학술정보원이 학술정보의 수집과 제공을 전담하고 있으니 별개의 일이라는 입장인 반면 교육학술정보원은 정보만을 제공할 뿐 학회 자체를 파악하고 통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학회와 접촉해서 홈페이지 운영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므로 웹호스팅 서비스나 ‘분야별 짝짓기’는 개별 학회 차원의 열의와 자원이 동원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힘들다.
지금껏 학진이나 교육학술정보원이 만든 정보화 서비스도 해당기관의 홈페이지에 개별 학회나 연구단체가 찾아와서 등록하고 정보를 올리는 수동적인 방식에 불과할 뿐 정부나 관련기관에서 먼저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학술정보망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들 기관에서도 결국 현재 편성된 인원으로 학회나 연구소 측에서 먼저 보내주는 자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때 그때 파악되는 학술행사를 공지하는 형식으로 다룰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학회의 학술정보는 개별 학회뿐만 아니라 일정한 예산과 인원을 배당해서라도 어느 기관으로 사업이 수렴되든 국가적 차원에서 상시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집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정보체계화 방법이다.

권진욱 기자 ato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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