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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제시위’ 논란으로 교과위 국감 첫날부터 파행
‘관제시위’ 논란으로 교과위 국감 첫날부터 파행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0.10.05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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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 앞에서 ‘교원평가 촉구’ 시위 … 이주호 장관, 국감 직전 보수단체 회원들 만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첫날부터 삐걱대고 있다. 5일 교과위의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는 ‘정부중앙청사 내에서 보수 학부모 단체의 관제 시위가 있었다’라는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 교과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정작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 국정감사 개회에 앞서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국감장 복도에서 뉴라이트 학부모 단체가 어깨띠를 두르고 교원평가제 입법을 요구하는 유인물을 나눠줬다”면서 “이들 학부모 시위대 사이사이에 교과부 공무원들도 끼어 있는 걸로 봐서 교과부와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전국학교운영위원총연합회(회장 송인정, 이하 전국학운위) 회원들로 알려졌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과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우리도 신분을 확인하고서 들어왔는데 저분들(시위 학부모)은 도대체 어떻게 청사에 들어올 수 있었나”며 “야당의원들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목청을 높였다.

변재일 교과위원장은 공방이 이어지자  오전 11시쯤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후 속개된 회의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국감장 문 앞에서 이 분들을 만났고 인사를 청하기에 악수를 했을 뿐”이라고 짧게 답했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원들은 이 장관과 전국학운위의 국감 직전 만남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장관은 “학부모 단체 회원 6명은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정책자문을 목적으로 유인식 교직발전기획과 연구관을 만나러 온 것이다. 출입절차는 정당하게 이뤄졌으나 이분들이 돌출적으로 유인물을 배포했고, 의원들에게 집단행동을 한 것은 잘못이다. 앞으로 국감장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민석 민주당 간사는 그러나 “국감장에서 단체가 집단의사표시를 한 것은 교과부와 사전에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교과부 장관이 위증까지 하고 있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변재일 교과위원장(민주당)은 “정회하고 사실관계 확인하는 절차를 갖도록 하겠다. 확인받고 오후 회의를 이어가겠다”라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안민석 의원, 전국학운위 회장과 통화내용 공개 

  최성욱 기자

 오후 2시 25분 속개된 국감에서는 진실공방이 뜨겁게 벌어졌다. 즉석에서 증인으로 나서게 된 유인식 연구관은 “안내만 했을 뿐 이들이 장관을 직접 만났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이들의 면담을 사전에 장관비서실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담당 과장도 “입법 촉구서를 장관비서실에 전달하고 곧장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안민석 간사가 송인정 전국학운위 회장과 한 통화내용을 공개하면서 이들의 진술이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

송인정 전국학운위 회장은 안민석 간사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원 총 6명이 입법 촉구서를 장관실 안에서 직접 전달했고 밖(국감장 앞)에서도 만났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이 장관은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고 묻자, 송 회장은 “안에서도 만나고 밖에서도 만났는데…”라며 의아해했다.

이 장관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일어난 데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거짓증언을 한 적 없다. 송 회장을 비롯한 다섯 분을 복도에서 우연히 만났고 얼떨결에 악수했다. 이분들이 우리 비서관을 만난 사실은 있는 것 같다. 이게 사실의 전부다”라고 해명했다.

통화내용의 진실여부는 송 회장의 증언을 여야간사가 확인하기로 하고, 오후 3시 10분이 돼서야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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