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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내고 싶다면 참고도서로 활용하세요”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내고 싶다면 참고도서로 활용하세요”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0.09.06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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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지도 전문가’ 김형순 교수가 쓴 『영어과학논문 100% 쉽게 쓰기』

 

“지금 교수들은 일단 논문을 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지혜를 끌어 내지 못하고 정보만 나열하는 식의 보고서들도 있습니다. 지혜가 드러나는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기본을 알고, 또 많이 써봐야겠지요.”

요즘 교수들은 논문쓰기에 바쁘다. 학생이 찾아 오는 게 부담스러워서 연구실을 잠가 놓고 쓸 정도다. ‘논문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경우도 많다. 논문평가는 논문 수 보다 ‘피인용 횟수’ 등 논문의 질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이 실려야 대접을 받는다. 영어논문이 대세다. 하지만 제대로 된 영어논문을 쓰기도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쓸 수 있을까

김형순 인하대 교수
어떻게 하면 ‘제대로’ 쓸 수 있을까. ‘논문지도 전문가’ 김형순 인하대 교수(신소재공학부·사진)가 이런 고민을 덜어 줄 ‘논문작성 지침서’를 펴냈다. 『영어과학논문 100% 쉽게 쓰기』(서울대출판문화원). 지난 2003년에 낸 『논문 10%만 고쳐써라!』를 개정해 새로 출간했다. 7년이 흐른 오늘, 한층 강화된 ‘연구윤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출판과정의 윤리’ 내용도 쉽게 정리했다. 

지은이는 교육과학기술부 연구윤리위원을 지낸 ‘연구윤리 전문가’이고, 학술지 데이터베이스 ‘스코퍼스’의 학술지 선정·자문위원, 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규 강좌인 ‘대학원생을 위한 영어과학논문 작성법’의 담당교수이기도 하다.

교수들에겐 ‘제3장 논문 교정과 출판 과정’에 더 눈길이 갈 것 같다. 이 책은 논문 정의에서부터 논문 작성법은 물론 논문심사를 앞둔 연구자에게 필요한 실질적인 방법론을 추려 놓았기 때문이다. 논문 교정법, 논문작성 전 확인사항, 초안 작성 시 유의사항, 논문투고 방법, 논문심사의 기준과 평가, 논문 수정본 처리방법, 논문 게재불가 통보 접수 후 처리방법 등이 담겼다. 김 교수도 “논문평가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거나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되기를 원하는 연구자라면 퇴고 시 참고도서로 활용하길 권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쉽고 간결하다. ‘간단하고 섬세한 논문작성 지침서’라는 부제대로 구성돼 있다. 논문 작성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부터 볼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놓았고, 30개에 이르는 그림과 표만 봐도 이 책의 흐름과 구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책 말미에 있는 ‘찾아보기’를 활용하면 논문을 작성할 때 궁금한 항목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다. 생각날 때마다 펼칠 수 있도록 전체 분량도 200쪽을 넘지 않도록 만들었다.

책을 쭉 넘겨보면 부가정보도 눈에 띈다. 본문 중간 중간에 부록처럼 정리돼 있는 문장작성법, 문장구조에서 영문과 우리글의 차이, 표절을 피할 수 있는 12가지 제안, 투고할 학술지의 선택요령 등은 ‘포스트 잇’으로 챙겨둘만하다. 이공계 연구자뿐 아니라 인문사회계 연구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다.

100여차례 ‘논문 작성’ 특강의 힘

100여차례 ‘논문 작성’ 특강의 힘

논문을 쓰거나 평가를 할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은 김 교수의 10년 내공이 빚어 낸 결과다. 김 교수는 지난 1996년~1997년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의 재료과 교환교수로 재직할 때 대학 측 요청에 따라 박사과정 다섯 명의 논문 지도를 맡게 되면서 ‘영어과학논문 작성’ 분야와 인연을 맺게 됐다.

김 교수는 이후 10년 동안 국내에서만 100여 차례의 논문 작성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김 교수는 세 시간 강연을 위해 300여장의 슬라이드를 준비하고, 해당 학교와 학문 특성 파악은 물론 학생 성향과 교수 연구활동 현황까지 살핀다. ‘맞춤’ 강의와 깊이 있는 소통을 위해서다. 

“논문작성 강의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분야지만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는 많아요. 국내에서는 논문작성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대학이 거의 없어요. 대학원생들도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게 현실입니다. 제대로 된 논문을 쓸려면 프로의 세계에서 통하는 ‘방법론’을 배워야 합니다.”

김 교수는 이 책의 영문판도 낼 계획이다. 정년 후에도 베트남이나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사람들을 위해 논문 작성법 강연을 꿈꾼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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