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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국과 국제정치’ 새 편집주간 이수훈 경남대 교수(사회학)
인터뷰 : ‘한국과 국제정치’ 새 편집주간 이수훈 경남대 교수(사회학)
  • 권희철 기자
  • 승인 2002.05.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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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01 18:52:47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발행하는 ‘한국과 국제정치’가 올 봄에 간행된 통권 36호부터 계간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1985년 창간됐고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한국과 국제정치’는 극동문제연구소를 대표하는 저널에 걸맞게, 남북관계와 통일 등 한반도 문제는 물론 주변 국제정치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다. 새로 편집주간을 맡게 된 이수훈 경남대 교수(사회학)는 계간 전환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여러 저널들을 보면서 ‘정기성’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년에 1∼2회 발행되는 저널들과 달리 계간지의 경우 적어도 무슨 내용이 들어 있는지 한 번이라도 훑어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과 국제정치’가 정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이번부터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한편 극동문제연구소가 오는 5월로 30주년을 맞이합니다. 이에 발맞춰 재도약해보자는 취지도 곁들여져 있었지요. 계간 전환을 통해 보다 학술적이고 시의성 있는 저널로 탈바꿈해보려고 합니다.”

‘한국과 국제정치’는 현재 한국학술진흥재단(이하 학진)의 등재후보학술지이다. 계간지로 탈바꿈한 이유도 이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 국제정치’는 올해가 등재후보 마지막 해입니다. 엄격한 외부 심사제도를 도입해 질적 향상을 꾀한 결과, 지난해에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등재학술지 통과가 무난하리라 봅니다.” 등재학술지로 거듭나기 위해 저널의 양과 질 모두를 상승시킬 필요가 있었다는 것으로 들린다.

계간지로 거듭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이수훈 교수는 전국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든다. “학술지라면 명실상부 대한민국 저널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서울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는 현실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요. 이에 우리는 편집위원회에 각 지역에서 한 분씩 포함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다양한 필자들을 포괄하려 합니다.”

한편 극동문제연구소는 엇비슷한 문제를 다루는 연구소들과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을까. 이 교수의 설명은 이렇다. “우리는 대학부설연구소로서 북한 연구를 특화시켜 왔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제학술세미나나 네트워킹이라든지 국제적인 활동이 많은데, 비교적 인맥도 넓은 편입니다만 편중돼 있지 않은 것도 특징적입니다. 미국은 물론 러시아, 대만 등 주요 국가들이 망라돼 있지요. 이렇듯 국제 학술 및 인사교류 활동을 많이 해왔습니다.”

 
또 이념적인 지향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중도를 지향합니다. 치우치지 않으면서 실용적이고 실사구시적인 입장을 견지하려는 것이지요.” 이 점을 명확하기 위해 이수훈 교수가 최근 주장하고 있는 ‘중도공동체론’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우리를 구속하고 있는 여러 굴레들에서 벗어나 보자는 뜻에서 중도공동체론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일류주의·강대국주의·부국주의 등에서 탈피해보자는 것이지요. 이를 벗어나 공동체가 새롭게 추구해야 할 가치가 ‘중도’입니다. 핵심 가치가 달라지는 것인데, 특히 저는 문화와 도덕의 문제를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무엇보다 중도공동체론은 기존의 진보-보수 구도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념논쟁에 대해 평가하는 대목에서 이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우리의 보수는 사회 역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에 대해 기본적인 인식이 부족합니다. 사회변동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거든요. 전통을 지키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반면 진보는 실현하기가 상당히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중도는 이와 달리 실사구시적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입장이라고 한다.

편집주간으로서의 포부는 이렇다. “‘한국과 국제정치’는 극동문제연구소의 얼굴입니다. 연구소는 연구를 열심히 해서 학술적으로 현실 세계에 기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선 질높은 학술지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지요. 더 나아가 우리 한반도 분단을 극복하여 평화를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동북아 지역 전체, 세계 전체에 영향을 주고 싶습니다.”

권희철 기자 khc@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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