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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화제] 한국과 일본의 상호 지식정보 생산흐름 분석
[학술화제] 한국과 일본의 상호 지식정보 생산흐름 분석
  • 권진욱 기자
  • 승인 2002.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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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02 09:37:20
한국과 일본은 그 동안 서로를 얼마만큼 공부했나. 한국과 일본은 최근 들어 상호 연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일본연구가 일본의 한국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문헌정보학과팀(최정태·이제환 교수, 노지현 강사, 이하 부산대팀)은 지난 20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기록관리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20세기 韓日간 지식정보의 생산과 흐름 분석-인문·사회과학분야의 단행본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에 의해 3년여의 기간 동안 수행된 이 연구논문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해 그 동안 생산, 유통시킨 1만 1천여종의 방대한 문헌을 분석, 양국의 상호간 지식인프라를 최초로 직접 계량화한 자료라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논문은 지난 1백년 동안(1901년∼2000년) 생산된, 학술적 가치가 있는 한일간 상호연구 단행본을 선별, 한일관계의 변화에 따라 10년에서 15년 단위로 7개의 시기구간으로 나눠 서지학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표1>참조 이 논문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상대국에 대한 연구에서 여러모로 대조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현대일본연구회가 창립된 1970년대 중반 이후에야 전문적인 일본연구가 시작됐으며, 내용적인 면에서 전전 세대들은 일본침략을 규탄하는데 집중한 반면 전후 세대들은 한국의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실용적 목적으로 연구했던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일본은 1970년대 중반까지 침체기를 겪었으며, 내용적인 면에서 재일교포 출신 학자군을 제외한다면 대다수가 한국학을 일본학이나 중국학에 부수된 것으로 보는 附唐國史觀에 기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가장 최근에 해당하는 제7기(1985년∼2000년)에는 양국에서 상대국에 대한 지식정보 생산과 유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만한 사항은 한국의 對日 연구가 일본의 對韓 연구를 양적인 면에서 앞섰다는 것. 한국의 경우 전체 일본관련 지식정보(4,144권)의 80.3%(3,327권)가, 일본의 경우 전체 한국관련 지식정보(6,974권)의 33.0%(2,304권)가 이 시기에 이뤄짐으로써 최근 한국의 대일 지식인프라가 일본의 대한 지식인프라를 수량적인 측면에서는 능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제분야별로 볼 때 한국의 대일 지식정보는 경제, 역사지리, 정치외교 순이었으며 일본의 대한 지식정보는 역사지리, 경제, 사회 순으로 나타나 양국이 공히 인문학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관리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한상완 연세대 교수(문헌정보학)는 부산대팀의 연구결과에 대해 “한일간의 상호 관심분야와 연구 분위기를 잘 알 수 있는 최초의 체계적 시도로 높이 살만하다”고 평가했다.
권진욱 기자 ato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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