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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경복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상임회장
[인터뷰] 주경복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상임회장
  • 교수신문
  • 승인 200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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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30 20:07:42
전국사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이하 사교련)는 지난 13일 동국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주경복 건국대 교수(불어불문학과·사진)를 신임회장으로 선임했다. 건국대 교수협의회 의장이자 전국대학교수회 상임회장을 맡고 있는 주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대학 교육의 현실을 총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참대학 운동’을 제안했다. ‘참대학 운동’이라는 하나의 큰 틀 속에서 계약·연봉제 철회, 사립학교법 개정, 교수협의회의 공식기구화 등의 개별 사안들을 접근해 나가고자 하는 주 회장을 만나 사교련의 올해 활동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어려운 때에 사교련 회장직을 맡으셨습니다.

“대학 전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 하는 사람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했고, 상황이 저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 무리인 줄 알지만 내친 김에 세 가지 직책을 다 맡게 됐습니다.”

△올해는 계약임용제 시행 원년으로 특히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올해 사교련의 중점 사업은 무엇입니까.

“많은 교수들이 계약·연봉제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현재 일반 대중들이 교수들이 왜 계약·연봉제를 반대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교수들이 계약·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는 것을 집단 이기주의에 의한 행동으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올바른 방향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자연스럽게 작금의 교육 현실이 얼마만큼 왜곡됐는지, 왜 계약·연봉제가 시행되면 안 되는지를 알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저는 지난 총회 때 ‘참대학 운동’을 제안했습니다.”

△‘참대학 운동’이란 무엇입니까.

“‘참대학 운동’이라는 것은 참다운 교육과 참다운 연구와 참다운 봉사가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그 비전을 실현해나가는, 일종의 교육개혁운동입니다. 참다운 교육이란 무엇인가, 참다운 연구란 무엇인가, 참다운 봉사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은 지금의 우리나라 대학이 제대로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역으로 보여줍니다.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길은 무엇인가에 대해 천착하다보면, 서구중심의 학문 구조, 실용주의 위주의 교육, 업적평가에 종속된 봉사 등 왜곡되고 굴절된 면들이 보일 것입니다. 사립학교법 개정, 계약·연봉제 철회, 교수협의회의 공식기구화, 사학재단의 교권 침해 등의 문제도 ‘참대학 운동’이라는 큰 틀에서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얻게 되리라 봅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참대학 운동’을 구체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구상한 것이 있다면.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우선 참대학 운동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서 다양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교수들과 심도 깊게 의견을 교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의 비전을 교수들뿐 아니라 정부나 시민 단체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공청회를 열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다각적인 대 사회 홍보활동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이 제대로 된 길로 가기 위해서는 시민들하고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 대학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여입학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간단히 말한다면 기본권 침해라고 봅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사립대이든 국립대이든 공공영역입니다. 모자란 부분을 기여입학제로 해결한다는 것은 결국 교육재정의 결여분을 특정인에게 전가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비록 모자란 재정을 충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작은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국민 모두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형평성을 깬다는 것은 사회 정의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봅니다. 한 사람을 죽임으로써 열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논리와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참대학 운동’은 사교련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모든 다른 교육·교수 단체들과 공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계약·연봉제의 문제를 교수 7개 단체가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의 문제는 사립대와 국립대를 떠나 총체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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