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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갈등하는 동맹 외
[새로나온 책] 갈등하는 동맹 외
  • 교수신문
  • 승인 2010.04.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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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하는 동맹, <역사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역사비평사, 2010.4, 320쪽.
지난 60여 년의 한미관계의 본질을 정리한 책이다. 특징만 나열해보자. 첫째, 역대 한미 정부별 한미관계를 분석했다. 둘째, 친미-반미의 이분법적 시각을 넘어서고자 했다. 셋째, 인문학자와 사회과학자들이 함께 참여해 한미관계를 분석했다. 이 같은 특징을 안고 있지만 서술은 역대 정권별 한미관계를 짚어내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두 나라 관계는 지난 60여년 내내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었음을 환기하면서, 이 ‘갈등하는 동맹’의 특성을 직시할 때 한미관계의 적확한 이해가 가능하다는 것을 역설한다.

■ 감각의 역사, 마크 스미스 지음, 김상훈 옮김, 성균관대출판부, 2010.4, 298쪽.
책의 내용도 흥미롭지만, 이 책 출간에 얽힌 사정도 눈길을 끈다. 성균관대출판부가 ‘秀SUbook'이란 브랜드명을 내걸고 대중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출간한 책이기 때문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五感의 길고도 질긴 서열의 역사를 밝혀내고 있다. 특히 기존의 학설이 후각, 미각, 촉각의 이른바 근사감각(proximate senses)을 ‘전근대적’이라고 규정지어 방향을 잘못 잡고 있으며, 비시각이 수많은 사회에서 ‘모더니티’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내용을 감추고 있다고 논증한다.

우리가 알던 가족의 종말, 야마다 마사히로 지음, 장화경 옮김, 그린비, 2010.4, 248쪽.
책의 부제는 ‘오늘날 일본가족의 재구조화’이다. 왜 일본인가. 10년뒤 한국사회의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가족의 구조 변동을 ‘경제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가족을 주제로 하는 보수적 담론들이 가족 구조의 변동 원인을 ‘개인주의의 증가’나 ‘사회적 도덕성의 상실’로 보는 것과 달리, 이 책은 가족의 변화를 경제적 변동과 연계해 필연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우리 시대의 가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정치와 윤리, 이종은 지음, 책세상, 2010.3, 376쪽.
‘정치권력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탐구’가 책의 부제. 이 책은 전통적인 질문인 ‘정치권력의 정당성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인 셈이다. 서양정치사상사를 탐색해 온 저자는 서구 사상사의 한 줄기를 이루는 공리주의, 의무론, 계약론이라는 사상사적 맥락에서 정치권력은 어떻게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공리주의와 의무론의 모순을 해결해낼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한 점이 눈길을 끈다. 결론은, 현실은 비록 폭력과 사기로 점철되지만 자유, 평등, 우애라는 이상을 실현함으로써 삶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립한다는 정치철학의 고유한 임무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 天下系-21세기 중국의 세계인식, 자오팅양 지음, 노승현 옮김, 길, 2010.4, 256쪽.
이 책은 패권 중심의 서양 ‘제국’ 관념을 넘어, 하늘의 지지를 얻는 고대중국의 ‘天下’ 관념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물론 ‘천하이론’으로 21세기 세계적인 정치 제도를 세우려는 게 목적이다. 인류가 지금과 같이 亂世에 처한 것은 ‘世界’는 있지만, ‘天下’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저자는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중국 천하관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저자의 접근 역시 일종의 ‘패권주의’ 흔적을 지울 수 없다.

4·19와 모더니티, 우찬제·이광호 엮음, 문학과지성사, 2010.4, 282쪽.
이 책은 ‘모더니티’의 틀 안에서 4·19를 사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1부에서는 4·19와 한국문학을, 2부에서는 4·19와 담론의 정치학을 주제로 모두 10편의 글을 묶었다. “4·19라는 역사적 동인이 만들어낸 동시대성이 이제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아야 할 시간대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본 기획자들은 4·19를 사유하는 담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모종의 지식사회의 ‘직무 유기’를 향한 문제제기를 던지고 있다. 1, 2부 모두 기획좌담을 실었다. 1부는 최인훈과 김치수의 좌담을, 2부는 김우창과 최장집의 좌담을 실어 4·19의 열린 사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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