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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재산 18억 … 순수재산 취득은 전년보다 1억원 늘어
평균 재산 18억 … 순수재산 취득은 전년보다 1억원 늘어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0.04.12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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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립대 총장 재산변동사항’ 들여다 보니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사장 조관홍 동아대, 이하 사교련)가 지난달 사립대 이사장과 총장의 재산 공개를 법제화 해달라는 진정서를 국가권익위원회에 제출했다. 사립대 역시 공적인 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국립대 총장과 마찬가지로 재산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립대 총장과 부총장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매년 재산 변동 사항을 공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립대 총장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일 관보에 공개한 ‘2010년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보면 2009년 12월 31일 현재 전국 38개 국립대 총장의 평균 신고재단 총액은 18억1천772만원으로, 전체 공개 대상자 평균 12억8천400만원보다 다소 높았다. 전년보다 재산총액이 평균 6천467만원 증가했다. 26명은 재산총액이 늘었지만 12명은 오히려 줄었다. 아파트, 토지 등 부동산 공시지가 하락에 따른 가액변동으로 재산총액이 감소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가액변동을 제외한 순수취득 재산(순증감액)은 평균 1억723만원이 늘었다. 재산이 늘어난 가장 큰 요인은 급여 저축이나 이자 등 예금 증가로 나타났다. 이번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에는 목포대·제주대·울산과학기술대 총장이 빠졌다.

1위는 오거돈 해양대 총장 … 관료 출신 5명 평균 재산 44억원


국립대 총장 가운데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의 재산총액이 가장 많았다. 142억3천만원을 신고했다. 2위인 장시원 한국방송통신대 총장보다 82억원이 많았다. 오 총장을 제외한 37개 국립대 총장의 평균 재산총액은 14억4천321만원이었다. 신고재단 총액 3~5위는 서남표 KAIST 총장, 노동일 경북대 총장, 김인세 부산대 총장이 차지했다.

38명 가운데 19명이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오거돈 총장을 비롯해 우형식 금오공대 총장, 김조원 진주산업대 총장, 김성진 한경대 총장, 노준형 서울산업대 총장 등 관료 출신 총장 5명은 모두 재산총액이 10억원을 넘었다. 이들 5명의 평균 재산총액은 44억1천576만원(오거돈 총장을 제외하면 19억6천192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2.5배에 달했다.

전년보다 재산이 가장 증가한 총장도 오 총장이었다. 오 총장은 전년보다 재산총액이 12억원 늘어 전체 고위공직자 가운데서도 9위에 올랐다. 하우송 경상대 총장(5억8천만원), 권재술 한국교원대 총장(4억1천만원), 장시원 한국방송통신대 총장(3억5천만원), 김인세 부산대 총장(3억원), 김선배 춘천교대 총장(2억원) 등 12명은 전년보다 1억원 이상 재산총액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안영섭 목포해양대 총장은 최초 재산 등록 때 누락했던 자료와 잘못 입력했던 정보를 바로잡으면서 재산총액 1억1천만원 늘었으나 금융기관 채무(2억5천만원)가 예금 등 재산보다 많아 총 재산총액이 2천3백만원에 머물렀다.

반면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은 재산총액이 6억4천만원이 감소했다. 하지만 가액변동을 제외한 순수취득 재산은 예금 수익 증가 등으로 2억원 늘었다.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 임동철 충북대 총장, 권영중 강원대 총장도 2억원 이상 재산총액이 감소했다. 재산총액이 감소한 12명 가운데 가액변동을 제외한 순수취득 재산이 감소한 총장은 임동철 총장을 비롯해 5명이었다.

재테크,  ‘예금’ 아니면 ‘부동산’으로


총장들은 주로 어떻게 재테크를 할까. 신고한 재산 내역을 보면 ‘부동산’파와 ‘예금’파가 뚜렷이 갈린다. 특히 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예금 비중이 월등히 높은 편이어서 눈길을 끈다. 30억6천만원의 재산 중 27억3천만원이 예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수 전남대 총장도 본인이 소유한 아파트를 제외하면 8억9천만원 가운데 6억원이 예금이다. 임동철 충북대 총장도 건물 1채를 빼면 15억3천만원 가운데 10억5천만원이 예금이었다.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 역시 재산(7억4천만원)의 대부분이 아파트와 예금(3억4천만원)이었다. 교수 출신 총장들은 대부분 전체 재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거나 건물과 비슷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출신 우형식 금오공대 총장은 27억4천557만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억7천만원이 예금이었다.

정보통신부장관 출신 노준형 서울산업대 총장은 예금이 1억7천만원인데 반해 본인과 모친 소유 아파트 등 건물이 15억1천만원을 차지해 대조를 보였다.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은 예금도 5억7천만원이었지만 건물이 13억원으로 두 배 정도 많았다. 김인세 부산대 총장도 예금(11억8천만원)보다 배 가까운 건물(23억원)을 신고했다. 권영중 강원대 총장은 예금 1억7천만원에 건물 7억8천만원을 보유했다.

장시원 한국방송통신대 총장은 대표적인 ‘부동산파’다. 건물 30억3천만원에 토지 14억원을 신고해 재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김선배 춘천교대 총장은 15억6천만원 가운데 10억6천만원이 토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병집 충주대 총장은 예금 2억5천만원에 토지 1억6천만원을 신고했다.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인 김조원 진주산업대 총장은 건물 13억5천만원, 예금 4억9천만원, 토지 4억3천만원 등 골고루 재산을 갖고 있었다.

가장 재산이 많은 오거돈 해양대 총장은 140억 재산 가운데 103억7천만원이 상장주식이었다. 이밖에 토지 21억7천만원과 예금 17억원, 건물 7억7천만원을 신고했다. 서남표 KAIST총장도 총재산 48억원 가운데 상장주가 31억원을 차지했다.

지역 총장 42%가 서울에 아파트 소유


신고재산 총액에서 건물 공시지가가 예금보다 높은 총장 중에는 부모가 소유한 건물을 함께 신고한 경우도 있었지만 서울에 아파트를 소유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서울이나 경기 지역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총장 7명 가운데 5명은 소위 ‘버블세븐’이라 불리는 서초구(2명)와 송파구(1명), 분당(2명)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2명은 동작구와 경기 부천시에 살고 있었다.

지역 대학 총장 31명 가운데 41.9%인 13명은 서울이나 근교에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소유의 건물을 소유했다. 전우수 공주대 총장은 서울 강남구에 본인과 배우자 소유의 아파트를 1채씩 갖고 있었다. 김조원 진주산업대 총장은 강남구에 있는 본인 소유 아파트와 송파구에 있는 배우자 소유 아파트를 신고했다. 김수환 청주교대 총장도 본인(영등포구)과 배우자(용산구)가 서울에 각각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재술 한국교원대 총장은 서울 마포구(배우자)와 경기 광명시(본인)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 권영중 강원대 총장은 성남시 분당구에 아파트 1채와 서울 관악구에 오피스텔 1채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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