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8 04:25 (일)
사립대 20곳 “학과 통·폐합 실시” 밝혀
사립대 20곳 “학과 통·폐합 실시” 밝혀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0.04.05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과부, 경영컨설팅 지원사업 공모 결과

정부가 사립대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실시하는 경영컨설팅 지원 사업에 전국 38개 대학이 신청서를 냈다. 20곳은 자체 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중 13곳이 대학선진화위원회 실태조사를 받은 대학이어서 애초 취지와 달리 부실 사립대 퇴출용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마감된 ‘사립대학 경영컨설팅 지원 사업’ 공모 결과 4년제 23곳, 전문대 15곳 등 총 38곳이 신청했다. 지난해 대학선진화위원회로부터 실태조사를 받은 22곳 중에는 경영부실(8곳)과 경영개선 필요(4곳) 진단을 받은 12곳을 포함해 15곳이 신청했다. 실태조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자체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며 신청한 대학도 23곳에 달했다.


하지만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23곳 가운데 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을 실시하겠다고 신청한 대학은 7곳에 불과했다. 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 의사를 밝힌 나머지 13개 대학은 실태조사를 받았던 곳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혹시 신청 사실이 알려질 경우 부실 대학으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 사학 관계자는 “컨설팅을 받을 경우 반드시 결과를 이행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일단 다른 대학이 하는 걸 지켜보자는, ‘눈치작전’ 탓도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당분간은 인수·합병이나 통합보다는 학내 구조조정 위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공모에서 통·폐합, 합병 등 외부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대학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태조사에서 경영부실이나 경영개선 판정을 받은 12곳의 경우 컨설팅 결과에 따라 대학 간 인수·합병이나 통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대학은 지난 2월까지 구조조정 계획을 교과부로 제출했으며, 대학선진화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까지 자체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자체 구조조정 이행 결과가 부진할 경우 내년부터 ‘취업후학자금상환제(ICL)’ 지원 규모를 제한하거나 아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ICL 지원 대상 학교는 오는 9월 명단이 발표된다. 교과부는 대학선진화위원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학교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ICL에서 제외되거나 대출 제한을 받는 대학이 발표될 경우 자연스레 부실 사립대 명단이 공개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지난 1일 “다음 주까지는 경영컨설팅 선정 대상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올해 지원하기로 한 30개 대학을 이번에 모두 선정할지, 일부만 선정하고 9월쯤 한 차례 더 공모를 실시할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