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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외국에 의존하는 학계 풍토 반성해야”
“무조건 외국에 의존하는 학계 풍토 반성해야”
  • 박수선 기자
  • 승인 2009.12.15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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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우한용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

우한용 서울대 교수(국어교육·61세, 사진)가 지난 7일 열린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이하 학단연)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에 선임됐다.

우한용 신임 회장은 “학문적 소통이 매우 중시되는 시대에 이런 중책을 맡게 돼 책임이 크다”면서 “인문학을 비롯해 자연과학, 공학, 그리고 융합학문까지 아울러 유기적인 연계를 도모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에 그가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것도 학문영역 간 균형을 고려해 회장을 뽑는다는 학단연의 방침 때문이었다. 정관에는 규정돼 있지 않지만 지난해 공학 분야에 이어 올해는 인문학 분야 교수 가운데 회장을 선임했다.

우 회장은 학단연이 마련한 연구윤리 지침에 대해서는 학회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우 회장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위탁을 받아서 마련한 것인 만큼 교과부에서 연구윤리지침으로 삼는다는 선언이 필요하다”면서 “각 학회 자체 윤리규정과 상충되는 부분이나 차이가 많다면 공청회를 열어 다시 의견을 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현재 우리 학회가 안고 있는 가장 첫 번째 문제로 외국 의존도를 꼽았다. “학계의 전반적인 풍토가 외국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을 권장하다보니 국내 학술지는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내 학술지를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국사 연구나 국어를 연구하는 분야에서도 외국 방법론과 외국의 연구 조류를 가지고 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 회장은 이어 한국학문의 재발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 예술 등 다양한 학문에 한국학문의 전통이 있는데 서양학문으로 인해 무시된 경향이 있다”면서 “외국에서 공부하는 이들을 우대하는 분위기가 아직까지 있다”고 진단했다.

학술지 평가에 대해서는 엄격한 관리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학술지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해당 전문가가 평가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 “그렇지만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작은 학회의 학술 활동을 위해서는 특별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단연은 지난 1997년 12월 4일, 모든 학문분야 학술단체의 권익과 대표성을 위해 창립됐다. 현재 국내 666개 학술단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단연은 다양한 학문 간 긴밀한 협력, 학술정보의 상호교류 촉진, 학회활동에 필요한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한다. 회원으로 참여하는 학술단체의 권익보호와 정부의 학술·연구관련 사업에 대해 자문 역할 등도 맡고 있다.

박수선 기자 susu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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