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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강의시간] GPS 시대의 천체항법
[나의 강의시간] GPS 시대의 천체항법
  • 한경근 한서대·항공운항학과
  • 승인 2009.11.30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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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운송산업의 직접적인 운영자로서 조종사는 급변하는 운항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적 융통성과 창의성, 비판적 탐구력, 자신감 있는 수행능력과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 전문직업조종사 수요기관에서 요구하는 조종사로서 기본자질로는 기량, 지식 그리고 이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 등이다.

나는 기량과 지식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가 공중항법 분야라고 생각한다. 항법이란 말의 어원은 라틴어에서 찾을 수 있다. 선박을 뜻하는 Navis 와 통제, 이동 혹은 통제된 이동을 뜻하는 Agere 라는 말에서 항법(Navigation)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즉, 항법이란 이동수단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동수단이 항공기일 경우 우리는 이를 공중항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공중항법은 항공기를 이용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항공기의 위치를 찾아내고 원하는 방향을 유지하며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공중항법의 교육은 기술과 과학의 특성을 모두 갖는다. 대부분의 교재에 공중항법을 과학적 기술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과학 전반의 급속한 발전은 이를 적용한 기술의 급속한 변화를 가져왔다. 1980년대 공중항법에서 다루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이제는 더 이상 항공기에 탑재되지 않는 시스템이 되었고, 1990년대에는 위성항행시스템의 도입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되었다.

‘공중항법’ 시간에 한서대 학생들이 수업을 경청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제공: 한경근 한서대 교수

미래항행시스템의 적용 계획이 확정된 이후, 학생들이 용이하게 미래항행시스템에 적응 할 수 있는 교육 내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이론 및 실습교육 내용에 미래항행시스템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했다. 기본원리와 최종적인 적용이 멀어질수록 즉, 기본적인 물리학에서 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항법까지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는 학생들은 힘들어 했고 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결국 내가 찾아낸 해법은 다름 아닌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었다. 지문항법과 추측항법 등 기본항법에 대한 교육에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하고 기본적인 계산과 판단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애를 썼다.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사례 적용을 요구하자 학생들은 놀라운 적응력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급속한 환경변화에 대한 나의 조바심이 학생들에게는 해야 할 공부의 양만 늘려놓았을 뿐, 그들이 단독항법비행을 할 때 다양한 정보를 이용, 믿을 만한 항법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항법은 천체를 이용한 고대 항해술에서 발전해 전자항법과 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첨단항법으로 진화해왔다. 가끔, 자동화 된 항공기의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왜 기본항법 이론을 배워야하는지 궁금해 하는 학생들이 있다. 나는 이렇게 반문한다. “모든 지상 장비와 위성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조종사는 어떻게 항법을 할 것인가?” 나는 그들이 해상항법의 창시자인 나다니엘 보우치의 눈으로 GPS를 바라보길 바란다.

 

한경근 한서대·항공운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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