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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인터뷰] 이중 숭실대 신임총장
[취임 인터뷰] 이중 숭실대 신임총장
  • 교수신문
  • 승인 2002.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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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12 15:11:55
숭실대가 신임 총장과 함께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달 20일 취임한 이중 신임 총장은 김홍진 교수협의회 회장의 직위해제 처분을 철회했으며, 큰 무리 없이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이 총장은 다년간의 중국 경험을 통해 쌓인 화해와 통합 위주의 대륙적 감각, 시인이자 관료 그리고 언론인이었던 다양한 경험 탓인지 숭실대를 화합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취임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1954년 학교를 설립할 때, 다른 대학들이 인문 사회계열에 치중했다면, 숭실대는 농학이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기독교 정신과 과학 정신이 잘 조화를 이룬 대학인 겁니다. 이러한 전통은 숭실대가 지식 정보화시대에 두각을 나타내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화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사업분야, 생명공학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제대로 해낼지는 잘 모르겠지만, 숭실대 제 1회 졸업생으로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숭실대는 최근까지 겪은 내홍으로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의 화합을 위한 방안을 갖고 계십니까.

“숭실대의 향후 발전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지난 일년의 내홍이나 갈등은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자연히 극복되리라고 봅니다. 오히려 지나간 일들을 자꾸 들추고, 곱씹고 하다보면 뒤처질 뿐입니다. 숭실대의 발전을 위해 제가 생각하는 것은, 참여행정과 공개행정입니다. 어렵더라도 학내 구성원들의 참여의 폭과 질을 확대시키면서, 학내의 모든 것들을 학내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홍진 교수협의회 회장 및 노동조합 간부 3명에 대한 전임 총장의 고소고발이 철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재 모든 것이 사법부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정상참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탄원서나 서명록을 법원에 제출하는 것 등으로 국한돼 있습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일어난 일인만큼 어윤배 전 총장을 만나 가능한 한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도록 학교 차원에서 노력할 생각입니다.”

△재임기간 중 가장 역점을 두실 부분은 무엇입니까.

“숭실대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내실을 다지는 데 충실할 생각입니다. 사실 많은 대학들이 세계화됐다고 말하지만, 과연 얼마만큼 내실화된 세계화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서열화시켜 세계화의 정도를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도토리 키재기일 뿐입니다. 밖에서 보면 한국은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한국 대학이 세계화되는 데에 여러 가지 장애도 많습니다. 결국 누가 먼저 그 장벽을 뛰어넘어 외국대학 및 세계의 우수한 인력과 우리를 연계시킬 것인가가 관건일 겁니다. 교내 행정 책임자가 소신껏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내 행정을 분권화·자율화시켜 행정시스템을 갖추고, 우수 인력들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숭실대의 내실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이것 하나만은 꼭 달성하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먼저 매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실시하는 대학 평가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게끔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교육 여건과 연구 지원 상태 등이 개선돼 내실화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기본 토대를 잘 갖추면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3년 후 숭실대를 졸업한 학생들의 위상이 높게 평가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제가 재임하는 동안 숭실대가 기존의 세속화된 껍질을 벗고 참다운 신앙이 바탕이 된 기독교 대학으로서 거듭나는 기간이 됐으면 합니다. 올바른 기독 정신으로 세워진 숭실대의 정체성을 되찾는다면, 숭실대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대학발전과 관련해 교수들의 연구활동 강화가 주요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교육·연구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일차적으로는 마음 편하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입니다. 대학 교육의 본질이 연구하는 것인 만큼 대학본연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우수한 연구 인력이 마음껏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할 생각입니다. 일부 대학에서 시행하는 성과급제는 우리 대학은 포저티브 인센티브(Positive incentive)제로 바꿔 활용할 것입니다. 우선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상처가 오히려 화합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숭실대의 경우 학내 갈등은 학내 구성원들이 서로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원투수처럼 새 총장으로 들어오게 됐지만 모교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겸손하게 학교를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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