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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평균 7만9천달러 … ‘테뉴어직’ 줄이고 강의부담 늘리고
전임 평균 7만9천달러 … ‘테뉴어직’ 줄이고 강의부담 늘리고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9.06.08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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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에 출렁거리는 미국 대학 교수 연봉

경기침체로 미국 대학이 정리해고, 예산삭감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교수 연봉에도 그 여파가 미칠 조짐이 보인다고 미 고등교육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에듀케이션>(이하 <크로니클>)이 보도했다.
<크로니클>은 최근 기사에서 미국 대학교수 연합(AAUP)의 교수 연봉 조사자료를 인용했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 대학교수 연봉은 2008~2009년 평균 3.4% 인상됐다. 2007~2008년 인상분(3.8%)과 비슷하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인상률을 웃돌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양호하지만, <크로니클>은 “이 결과는 지난해 가을 조사한 내용인데, 아직 대규모 정리해고와 연봉삭감 움직임이 일기 전”이라며 “대학에서 이미 교수 연봉을 깎고 있어 교수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의 평균 연봉은 7만9천439달러로, 9천532만6천800원 수준이다(1달러=1천200원으로 계산). 전문가들은 경제위기가 교수 연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내년도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학들은 이미 운영비 감축에 나섰다. 전임교원대신 비전임교원 임용이 급증한 게 대표적인 예다. AAUP는 전체 교원 가운데 비전임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30.2%에서 50.3%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전임교원 한 명을 임용하는 대신 낮은 임금으로 더 많은 강의를 담당할 수 있는 비전임교원을 더 많이 임용하는 식이다.
클렘슨대에서 3년전부터 방문조교수로 재직 중인 제임스 제프리스(James B. Jeffries) 교수는 올해 초 학교로부터 계약기간이 종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제프리스 교수는 그러나 지난 2006년 클렘슨대로 오면서 “매년 재계약하는 대신 정년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전임교원들도 신분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강의시수가 늘었고 출장예산이 없어 자비로 출장을 가기도 한다. 마이클 라이온스(Michael Lyons) 유타주립대 교수는 “강의시간이 4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상황이 2~3년간 더 지속된다면 교수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펠먼컬리지는 지난해 가을 학제개편을 단행하면서 테뉴어직을 비롯해 전임교원 수를 줄였다. 플로리다대는 이미 세 명의 정년보장 교수를 정리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캇 로빈슨(Scott Robinson) 플로리다대 내셔널히스토리 박물관 교수는 “교수들 사이에서 정리해고 문제가 대화의 단골메뉴로 오르내린다”며 “모든 이들이 자신에게 그런 일이 닥칠 경우 어떻게 해야 할 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정년퇴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에 당분간 교수를 임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학이 많다. 미국보다 덜 하지만 역시 경제위기 때문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한국 대학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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