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07:00 (월)
재선거 거부? … 10일 총추위 전체회의 결과 따라 파장 예상
재선거 거부? … 10일 총추위 전체회의 결과 따라 파장 예상
  • 권형진 기자
  • 승인 2009.06.08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과부 제주대 총장후보자 ‘부적합’ 결정에 교수회 반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강지용 교수(57세, 산업응용경제학과)에 대한 총장 임용을 거부하면서 제주대가 혼란에 빠졌다. 교과부와 대학본부는 재선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교수회 등은 교과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3일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를 열어 강 교수가 제주대 총장으로 부적합하다고 최종 결정했다. 교과부는 “강 교수의 경우 공무원의 겸직허가 및 영리행위금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발견됐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2인 이상의 후보자를 선출해 재추천하라고 제주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제주대 대학본부는 이튿날(지난 4일) 긴급 학무회의를 열어 재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총장임용추천위원회(위원장 고봉수, 이하 총추위)에 “조속한 시일 내에 총장임용후보자 선거가 실시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제주대는 제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도 총장선거 위탁업무를 수행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재선거의 경우 선거 실시 사유가 발생한 날(지난 3일)로부터 50일 이내에 치르도록 한 규정에 따라 오는 7월 22일까지 재선거를 끝내야 한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날 학내 전자문서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무주택 교직원을 위한 봉사활동이 총장 임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죄가 된다는 판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임용후보자로 선출된 저에게 재선거 결정은 우리 대학 구성원의 민주적 의사결정이 무시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총장 선거를 담당하는 총추위와 교수회는 교과부 결정에 거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고경표 교수회장(무역학과)은 전화통화에서 “(교과부 결정이) 크게 잘못 됐다.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고봉수 총추위원장(수학교육)은 “총추위가 재선거 결정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대학본부가 선관위에 총장선거 위탁업무를 요청한 것은 월권행위”라며 “오는 10일 총추위 전체회의를 열어 교과부의 재추천 공문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재선거 실시에 대해 “교과부 공문에는 2인을 재추천하라고 했지 재선거를 실시하라고는 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선거를 한 번 실시했다는 점이다. 구성원 합의 하에 공정하게 명분을 찾으면서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재선거 없이 다시 총장임용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총추위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난 1월 총장임용후보자 선거 뒤 교과부에 강 교수와 관련해 각종 투서가 들어가는 등 선거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제주대가 또다시 내홍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